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공언한 日 토요타...회의론 교차

2028년 양산 선언...기술력·경제성 등 해결 과제 많아 회의적

디지털경제입력 :2023/10/17 11:09    수정: 2023/10/17 11:10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전동화 전략과 맞물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선언하면서 전장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제성과 기술적 난이도 등을 이유로 완성차 업체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가능할지 회의적 시각도 교차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배터리 내재화와 더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는 이미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1천여개를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배터리, 완성차 기업 중 최다 특허다.

특히 토요타는 일본의 정유업체 이데미츠코산과 힘을 합쳐 오는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과 기토 슌이치 이데미츠코산 사장은 지난 1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착오 끝에 양사는 잘 깨지지 않고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재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고체 양산을 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다며 업계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데미츠코산은 전고체 배터리의 한 종류인 황화물계 배터리를 지난 2006년부터 지속해서 개발해온 관록있는 기업이다.

토요타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왼쪽부터) 미야자키 요이치 부사장, 사토 코지 신임 사장(CEO), 나카지마 히로키 부사장

다만 2028년께 상용화를 하겠다는 건 사업 전략적 수사(修辭)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기술개발은 차치하더라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인 2030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조차 리튬이온배터리(LIB)가 9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전고체 배터리는 고가에 형성돼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침투율이 떨어지는 게 결국 가격 때문인데 전고체 배터리는 개발하더라도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서 "개발과 경제성을 갖춘 양산은 별개의 문제"라고 전했다.

또 기술적으로 높은 계면 저항, 전해질 두께, 입자 응집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소재가 고가이다 보니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결국 양산 가능성이 낮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현재 LIB의 전해액은 글로벌 기준 kg당 9달러인데 반해 전고체 전지 중 유망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주 원료인 Li2S는 kg당 1천500~2천달러 수준으로 LIB 전해액의 200배 이상이다. 

실제 토요타는 2년 전 전고체 샘플모델을 선보인 바 있지만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토요타의 강한 전동화 전략과 맞물려 자사의 미래 비전으로 배터리 내재화 화두를 던졌고 전고체 배터리로 업계에 일종의 견제구를 던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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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토요타의 기술력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전해액을 고체로 쓰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의 충전반경을 모두 갖추는 게 개발의 성패다. 이는 난이도도 높고 소재 가격 역시 고가다"면서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은 경제성인데 이는 이미 20년간 배터리 사업을 지속해온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요타의 최근 행보는 사업 전략 측면에서 계산된 발언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이차전지다. 크게 고분자계, 황화물계, 산화물계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 충전시간을 대거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업계의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배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