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수탁' 사업 보릿고개 넘나

업계 친화적 제도 개선 전망돼

컴퓨팅입력 :2023/10/12 08:49

가상자산 수탁 업계 실적이 올해 들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향후 가상자산 법제가 정비됨에 따라 수탁 수요가 차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신고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9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자산 수탁 업체가 포함된 가상자산 지갑 및 보관 사업자 총 매출은 1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378억원보다 4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18억원보다 71% 감소했다.

고객사 가상자산 수탁고는 지난해 12월말 2조 4천억원 규모를 기록했던 데 비해 3조1천억원으로 약 29% 증가했는데도 실적은 더 악화됐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거래업자 매출은 1% 줄고, 영업이익은 82% 증가한 것과도 대조된다.

가상자산 수탁고 추이

우선 가상자산 시세가 오르면서, 수탁고 가치는 오른 것으로 평가되나 고객사 유입은 크지 않았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가상자산 수탁 업계가 수탁 규모가 아닌, 고객사 당 과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실적이 향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은 수탁 금액에 비례해 과금하지만, 국내는 수탁 규모에 관계 없이 일괄 정액제로 수탁료를 받고 있다"며 "수천억원 규모 코인을 발행한 회사가 고객이라면 해외 업체는 수억원 규모의 연 매출을 바로 확보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 조치가 중대 화두로 다뤄지고 있어, 향후 법제가 정비되면서 가상자산 수탁이 필수 조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실제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7조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 예치 가상자산을 고유 재산과 분리해 은행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지난 7월 가상자산 관련 공시 의무를 안내하는 기업회계기준을 발표한 것도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수탁의 제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이 자체 관리하기보다, 제3자인 수탁 업체를 통해 가상자산을 관리해 회계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이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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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가장 호소하는 것은 법인의 원화마켓 진출이다. 현재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실명계좌를 등록하도록 돼 있어 암묵적으로 법인 거래가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들이 가상자산을 구매해야 수탁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며 "당국이 각종 영역에서 제도를 정비하는 흐름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쯤 법인의 원화마켓 거래도 허용될 것이라 본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