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20억 원이었던 융합연구사업 예산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530억 원만 반영돼 290억 원 가까이 삭감됐다고 6일 밝혔다.
융합연구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한 NST 주요 사업이다. 출연연 간 학문·기술 경계를 허물고 융합연구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선도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2022년 NST 성과보고서를 보면, 융합연구사업은 1565억 원에 달하는 면역치료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냈고, 지난해 산학연 참여 인력만 3만여 명에 달했다.
특히, 출연연 융합연구 과제는 과기정통부의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지난해까지 16건이 최우수·우수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이차전지 핵심기술 개발,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인공지능플랫폼 기술 개발 등이 대표 성과다.
이런 성과에도 융합연구사업은 국가 R&D 예산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내역사업별로 보면 국가·사회·대형기술 현안 해결과 기술 초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는 '융합연구단' 사업 예산은 431억 원에서 328억 원으로 24% 삭감됐다. 또 도전적·창의적 연구를 지원하는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예산도 316억 원에서 172억 원으로 45.5% 삭감됐다. 주제발굴, 기획, 사업화 지원 등을 위한 '선행융합연구' 사업 예산은 74억 원에서 31억 원으로 58.1% 줄었다.
신규과제 지원 예산은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정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국내외 산학연 협력·혁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칭)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사업(글로벌전략연구단사업)을 융합연구 내역사업으로 신규 편성했다. 해당 사업 예산은 100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이 출연연 간 전략연구단(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 외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예산 편성 근거 등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필모 의원이 최근 주최한 '융합연구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학연 관계자 대토론회'에 서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이 기존 융합연구사업과 무슨 관계가 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NST 관계자는 “전략연구단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수립 중이며, 기존 융합연구사업과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공동연구가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필모 의원은 “융합연구사업은 출연연의 연구 경쟁력을 높이고 산학연 협력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업인데도, 과기정통부가 출연연 융합연구에 더 많은 지원을 쏟기는커녕 완전히 후퇴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과기정통부는 기존 융합연구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그 대신 본 사업과 관련 없는 글로벌전략연구단사업에 1000억 원이나 졸속 편성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