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감소로 전세계 8인치 파운드리 공장(팹) 평균 가동률이 올해 하반기 50%~60%대로 떨어졌다. 내년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2020~2021년 호황이던 최고 용량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TSMC 또한 내년에 8인치 파운드리 팹 가동률이 5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8인치 파운드리 팹은 레거시(구형) 공정으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C), 소비자용 전력반도체(PMIC), CMOS 이미지센서(CIS), 특정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생산한다. 주로 가전, 스마트폰, TV, 자동차, 산업용 등에 쓰이는 반도체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8인치 파운드리 팹은 50~60%대로 떨어졌다”라며 “티어1, 티어2 업체의 8인치 파운드리 팹 모두 상반기에 비해 용량 활용도가 부진한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소비 시장 침체로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세트 제품의 수요가 줄어 들자 반도체 수요 또한 감소한 탓이다.
이어 “내년에도 경기침체 장기화로 전체 반도체 파운드리 가동률이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내년 1분기 8인치 파운드리 팹 가동률은 올해 4분기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연평균 가동률은 60~70%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8인치 파운드리 팹 가동률도 올해 2분기부터 주춤해졌고, 내년에 약 50%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8인치 팹에서 드라이버 IC, CIS, 스마트폰 PMIC 등을 우선순위로 생산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고객사들이 소비 시장 침체로 신중한 칩 주문 방식을 보이면서 물량이 줄었다. 더욱이 삼성의 중국 CIS 고객사들은 현지 파운드리로 전환하는 추세다.
또 전통적으로 탄력적인 주문을 전개하던 일본 및 유럽 종합반도체기업(IDM)조차도 올해 3분기에 재고 재조정을 시작하면서 8인치 파운드리 팹 가동률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례로 독일 인피니언은 재고 압박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외주를 줬던 파운드리 업체 UMC와 뱅가드에 칩 생산 주문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8인치 팹은 PMIC 생산 축소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UMC와 PSMC는 같은 기간 5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중국 제조사들은 위탁생산 물량을 현지 팹으로 전환하면서 내년에 파운드리 팹 가동률은 한국과 대만 보다 상승하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와 HH그레이스의 파운드리 팹 가동률은 80~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