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은 양자점 분야를 개척한 3인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 양자점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를 개척한 모운지 바웬디 MIT 교수,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교수, 알렉세이 에키모프 나노크리스탈테크놀로지 최고과학자 등 3인에게 노벨 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크기가 특성을 결정하는 아주 작은 나노 입자인 양자점의 발견과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 나노 세계 새로운 특성 활용하는 양자점
입자가 나노 크기로 줄어들면 일반 물리 세계에서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 수준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내는 등 특성이 변한다. 이같은 특성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나 태양광 발전 등에 활용된다.
올해 수상자들은 나노 크기의 입자를 만들어 여러 특이한 성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양자점이란 이름으로 규정한 연구자들이다. 이들이 개척한 양자화학적 성질은 재료공학과 광학 등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현재 화학 분야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양자점은 오래 전부터 스테인드 글라스 등에서 활용되었으나, 실제 그 원리와 실체가 규명된 것은 이들의 공로다.
■ 양자점 원리 찾아 대량 생산 길 열어
브루스 교수는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23년 간 근무하며 나노크리스탈 연구를 개척했다. 에키모프는 구 소련 출신으로 브루스 교수와 비슷한 시기에 바빌로프광학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를 하다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 나노크리스탈테크놀로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바웬디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와 튀니지아에서 성장기를 보냈으며, 미국에 건너와 벨연구소에서 브루스 교수 밑에서 연구하다 MIT로 옮겼다. 그는 대량의 양자점을 안정적으로 합성하는 혁신적 방법을 개발했다.
원하는 크기의 양자점을 일정한 균일도로 대량 생산하는 것은 양자점 연구의 과제였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과 교수도 바웬디와 함께 이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한 학자로 꼽힌다. 그는 나노 입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승온법을 개발했고, 이는 양자점 디스플레이 개발 등 다양한 나노 분야의 혁신을 가져왔다.
■ 양자점 기반 디스플레이는 이미 거실에
양자점의 대표적 활용 분야는 디스플레이이다. 입자는 입자 크기의 제곱 분의 1 정도의 파장을 갖는데, 나노 크기가 되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내놓는 특성을 갖게 된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성지 포스텍 교수는 4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노벨상 설명회에서 "양자점은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흡수하거나 방출할 수 있고,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크기에 따라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다"라며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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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판되는 QLED TV 등 양자점 기반 디스플레이는 백패널에서 청색 빛을 비추고, 양자점을 활용해 이를 녹색이나 적색 빛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산업계에선 향후 양자점에 직접 전류를 흘려 자체 발광하는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또 발광 특성을 이용해 수술할 떄 가이드로 활용하거나 PET 촬영 등을 위한 조영제로도 쓸 수 있다. 양자점을 센서로 활용해 보다 예민하게 특성을 감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