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가드레일 확정...삼성·SK, 中생산능력 5% 제한

정부 "한국 기업, 안보 우려 없는 정상 경영 보장될 것"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9/23 01:33    수정: 2023/09/24 12:29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자국 내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기존 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에서 생산능력을 5% 이상 늘릴 수 없다. 지난 3월 초안 발표 이후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과다.

우리정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이 안보적 우려가 없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보장될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서 생산능력 10년간 5% 이하, 구형 칩은 10% 미만 허용 

미국 상무부는 22일(현지시간) 반도체법(CHIPS Act) '가드레일' 규정을 최종 확정해 공지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8월 자국 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를 지급하는 ‘반도체법’을 발효했다. 이후, 보조금 혜택이 중국에 가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안전장치'를 의미하는 가드레일 규정 초안을 올해 3월 21일 마련했고, 의견수렴을 거쳐 오늘 최종안이 발표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가드레일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 있는 생산능력(웨이퍼 기준)을 10년간 5% 이하로만 확장할 수 있다.

레거시(구형) 반도체는 10% 미만까지 확장이 허용된다. 단, 구형 칩 생산설비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85%가 중국 내수용 최종 제품으로 활용될 경우에는 확장 규모의 제한이 없다. 레거시 반도체 기준은 28나노미터(mn) 이전세대 로직 반도체, D램은 18나노 초과, 낸드플래시는 128단 미만이 해당된다.

이 조건이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시설 업그레이드까지 막는다고 여긴 한국 정부와 업계는 그동안 미국 상무부에 기준 확대를 요청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초안 대비 달라진 점은 생산능력 측정기준(웨이퍼 투입량)을 반도체 시장의 계절별 변동 등을 고려해 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변경됐다. 또 미국 상무부 협의와 재량에 따라 수령 시점에 구축 중인 시설도 가드레일 제한의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기술협력과 관련해서는 우려대상기관과의 국가안보 우려를 높일 수 있는 반도체 등 기술에 대해 공동 연구 및 기술 라이센싱을 제한한다. 다만 기존에 진행중인 연구와 국가안보 우려를 높이지 않는 선에서 라이선싱 등은 미국 상무부와 협의해서 진행할 수 있다. 또 중국 기업에 파운드리나 패키징을 아웃소싱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기술 교류 등은 가능하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반도체법은 근본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한 구상이며 가드레일은 우리가 글로벌 공급망과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공조를 계속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자금을 받는 기업들이 우리의 국가안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미국 상무부)

산업부 "한국 기업 정상 경영 보장될 것"

이번 미국 정부의 반도체 가드레일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안보적 우려가 없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보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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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우리 정부는 미국 반도체법 발효 직후부터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그 결과, 당초 세부 규정 초안에서도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산설비의 유지 및 부분적 확장을 보장했고, 기술 업그레이드도 지속 허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5% 초과 확장시 투자 금액 제한(기존 10만불 기준)을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정하도록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 최종안 공고에 따라 우리 업계는 기업별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등을 기반으로 반도체법상 인센티브 규모와 가드레일 조항을 고려해 대응하겠다”라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우리 기업의 투자·경영 활동 보장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