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신경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확인했습니다. 뇌 분야 '베스트' 기술을 위한 '퍼스트' 과학이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제일 한국뇌신경과학회장은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뇌신경학회 학술대회에서 "뇌는 생체의 일부지만 시냅스 사이에선 화학 물질이 오가고, 신경세포는 전기로 신호를 전달하는 기관이라 뇌과학은 태생부터 생물•의학•물리•화학의 융합 학문"이라며 "연구자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학회 주제를 찾다보니 뇌 시스템을 거시적으로 보는 연구에 초점이 맞춰졌다"라고 말했다.
시스템 신경과학은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가 들어올 때 뇌가 어떻게 정리하고 기억으로 저장하고 반응하는지 등 뇌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접근이다. 인지와 신경생물학을 통합해 접근하고, 뇌공학적 도구를 활용하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도 포함해 연구한다.
문 회장은 "생물이나 의학에 국한하지 않고 거시적으로 뇌를 이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고,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최근 뇌 분야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코로나19 이후 첫 본격적 대면 학회라는 점 등이 더해져 올해 한국뇌신경학회 학술대회는 예년보다 많은 약 2천명의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했다.
과거엔 국내 뇌과학 분야 연구자 수도 적고 연구 분야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또 문 회장은 "신진 연구자에 많은 발표 기회를 주고, 포스터 발표도 미리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는 등 학술 활동에 신경을 썼다"라며 활발한 지적 교류가 일어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뇌과학은 마치 로켓 연구와 같이 다양한 분야가 참여해 하나라도 어긋나면 안 되는 분야라 다양한 분야 연구개발이 어우러져야 한다"라며 "진리를 알아내는 역할을 하는 과학은 '퍼스트'를, 리를 상용화하는 기술은 '베스트'를 지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간의 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 뇌 관련 기술은 디지털 치료제 등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시작되는 단계다. 문 회장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일런 머스크의 뉴럴링크처럼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가능해질 정도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라며 "다만 효능은 확인되지만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을 모르는 경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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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술을 이해하는 연구자들이 관련된 문제를 정책 결정자들에게 제대로 제시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두려움 때문에 기술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 하고 규제만 늘어나 정작 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못 받게 된다"라고 말했다. 국가적 지원으로 이뤄진 뇌과학 연구 성과를 사회에 되돌리기 위한 대중 강연 등의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후각융합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감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후각 연구를 통해 감각과 감정의 관계를 찾는 연구를 한다. 향기 마케팅 등 기술의 상용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