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미래경영과 HR전략을 고민하는 리더를 위한 ‘2023 사람경영포럼’이 6일 오후 판교 그래비티호텔에서 열렸다.
마이다스 자인연구소가 개최한 이 행사는 ‘초융합 AI시대, 경영과 HR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삼성전자, 네이버, LS, 경인양행, 고려해운, 수산그룹, 티맥스, 코오롱, 한솔제지 등 초융합 AI시대를 맞아 새로운 경영 과 HR 통찰을 찾으려는 리더 17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람경영포럼’은 기업 대표, 임원, HR리더들과 함께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경영과 HR에 대한 지혜와 통찰을 나누는 자리로 마이다스그룹이 2023년 2월 만들어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갤럭시 신화를 이끈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현재 고문)가 전자 재직 38년간 경험을 통해 얻은 ‘사람과 조직’ ‘일과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특히 행사 주최처인 마이다스아이티가 지난 20년간 사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통해 경영과 HR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던 비결을 공개, 시선을 모았다.
첫 발표는 마이다스아이티 신대석 CTO가 ‘챗 GPT 시대, HR 대응 전략’을 주제로, 두번째 발표는 마이다스 자인연구소 최원호 실장이 ‘HR 테크로 혁신하는 HR 경영, 마이다스 HR 솔루션(인재채용, 성과경영)’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고동진 삼성전자 고문이 ‘고동진 사장에게 경영을 묻다’를 주제로, 마이다스그룹 이형우 회장이 '사람이 답이다(사람의 결에서 경영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마무리 강연을 했다. 이 회장은 질문을 받아 답을 하는 형식으로 강연을 했다. 질문은 사람 중심 인본주의 경영론을 창안한 이 회장이 외부에서 한 500회 정도 강연중 가장 많이 받은 걸 중심으로 제시됐다.
이 회장이 받은 첫번째 질문은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으며, 세계 1위 기업이 됐나?였다. 2000년 설립된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구조 엔지니어링 SW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2007년부터 15년 이상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떤 답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서 대기업 다닐때 만든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나와 창업한 일과, 이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일본에서 성공한 일을 들려줬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취업을 했는데 맡은 일이 구조 설계였다. 당시 나는 구조 설계를 기계과 출신들이 하면 안되는 줄 몰랐고 어쨋든 열심히 했다. 당시 미국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불편했는데, 이에 직접 개발을 해 사람들에게 나눠졌다. 주위에서 그냥 쓰기 미안하니 팔아라 했고, 팔아도 되나보다 해 창업을 하려했다. 하지만 회사가 5년간 나를 나가지 못하게해 결국 설득을 했고, 마이다스아이티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와보니 이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이 레드오션도 이런 레드오션이 없었다면서 "또 미국계 소프트웨어가 판을 치고 있었고,기술 사대주의가 강해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믿지 못해 처음에는 살 길이 막막했다"고 회고했다. 기술에 자신이 있던 이 회장은 눈을 해외로 돌렸고 미국과 일본 중 조금 만만한 일본을 택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외국서 성공하면 한국에서도 인정해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에 간 이 회장은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결국 그 분야 업계 1위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성공, 삼일절인 2002년 3월 1일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도 '당돌'했다. 1년치 선불에 1년 후에는 일본 회사 쇼케이스에 일본 회사 제품 대신 마이다스아이티 제품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고객은 "참 특별한 한국사람을 만났다"며 이 회장 제안을 받아줬다. 이후 마이다스아이티는 5년만에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이 회장은 "어쩌다 보니, 계속하다 보니 세계 1위가 됐다. 꼭 세계 1위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성공을 원하지만 성공을 못하는 이유는 "현재를 잊고 살기 때문"이라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대인관계와 성과 능력, 자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짚었다. 또 신경과학이나 생물학이나 물리학을 바탕으로 삶을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일기일회(1期1會)라는 단어가 엄청난 통찰이 들어있다는 걸 느낀다면서 "현재의 최선만이 미래의 최상이다. 지금 이 순간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된다"고 강조했다.
위기와 기회에 대해서도 밝혔다. 위기가 있나? 기회가 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세상에는 위기도 없고 기회도 없다"면서 "현재 다가오는 상황만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상황이 아무리 유리해도 내가 불리하게 만들면 이 상황은 위기인 것이고, 이 상황을 내가 유리하게 만들면 기회"라면서 "위기도 기회도 없다. 결국 현재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다. 그러므로 내가 어떻게 살아왔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내가 맞는 최고의 기회의 시간이다고 생각을 해야 하며, 이게 진실이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질문은 마이다스가 생각하는 사람 경영이란 무엇이냐?였다. 언론은 마이다스를 4無 회사라 부른다. 스펙 없고 직급 없고 평가하지 않고 보상도 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왜 스펙이 없을까요?"라고 물으며 "스펙이 성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직급이 없을까? 연공 서열이 조직을 강화시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왜 평가를 하지 않을까? 평가를 하면 사람이 일을 잘하려 하지 않는다. 왜 보상을 하지 않을까? 보상은 뇌 중독만 야기한다. 일정 수준 미만의 보상이 주어지면 불신을 갖게 되고 그는 회사를 떠난다. 물질적 보상이 그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상한 경영'을 하게 된 것은 내가 기술자 출신이었고 경영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경영을 해야하는 상황에 저는 경영을 과학을 통해 답을 얻었다. 그리고 과학이 나에게 이야기해 준 건 사람이 답이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과학 경영을 주창한다. 왜 경영이 과학이어야 하냐?고 물은 그는 "경영이란 현재를 사용해 바람직한 미래를 얻는 행위"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하철 노선도를 닮은 '인창(人創)론' 개념도를 보여주며 "지난 20년간 우리 자인연구소에서 수천 편의 논문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만든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인창은 '인간정체성의 계층적 창발에 관한 과학적 합리주의 이론'이란 다소 긴 별칭을 갖고 있다.
'인간 정체성'을 늘 화두로 갖고 있는 이 회장은 과학에 인간을 물어 얻은 결과라면서 빅뱅부터 현재까지의 긴 시간동안 인지 진화, 판단 진화, 이성 진화를 거쳐 메타인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또 7만 년 전 우리 조상 호모사피언스와 현재 우리가 같은 DNA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면서 "결국 환경과 문화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진다"고 진단했다.
성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고 물으며 뇌의 성과 메커니즘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성과는 가치 판단, 열정 발현, 전략 모색을 통해 나타난다. "우리는 매 순간 기회가 주어지면 가치 판단을 하고 열정 발현을 하고 전략 모색을 하는데 이를 반복 실행하며 성과를 만든다"면서 성과를 만드는 네가지 역량으로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을 꼽았다.
면접의 불합리성도 본인 경험담을 들려주며 지적했다. 이 회장이 직접 S급 인재라고 뽑은 사람들이 후에는 D급인력으로, 또 D급으로 뽑은 사람들이 후에 S급 인력이 돼 있더라는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데로 보지 진실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더십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리더십은 심플하다면서 "좋은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열정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며 좋은 전략 모색을 할 수 있도록 전략 코칭을 해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조직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신뢰"라며 신뢰를 강조했다. 조직이 해줄 건 신뢰해 주고 그냥 스스로 알아서 잘하게 가이드만 같이 합의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어 "결국 경영이란 사람을 뽑고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이 잘 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면서 같은 그림을 갖는 동상이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7단계로 이뤄진 마이다스그룹의 사람중심 HR경영체계도 소개했다. 이 7단계는 인재 채용, 환경구축, 성과경영, 인재육성, 조직문화, 과학경영, 합리경영으로 이뤄져 있다. 이 회장은 "이제 HR부서는 관리 부서나 지원 부서나 전략을 마련하는 부서가 아니라 경영의 최일선에 있는 집행 부서여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세번째는 기업경영자의 삶과 기업가 정신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마이다스는 3단계의 심플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축제 경영이라는 재미있는 것도 있다.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60대초반 동갑내기 몇 명과 40대로 돌아가고 싶은가?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경영자로 산다는게 너무 고통스러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간다면 무얼 할 거냐고 다시 물어 "그럼에도 기업인이 되겠다고 답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세상에 나와 기업인으로 산다는 게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긴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하게 세상을 좋게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며 강조했다. 수 십, 수백 억 역사를 가진 인류가 지금처럼 잘 살게 된 것도 불과 몇 백년 전의 산업혁명 때문이라면서 "인류를 구원한 건 산업혁명이다. 이데올로기나 종교가 아니다. 세상에서 진짜 진검승부를 하는 주체는 기업인이다"고 역설했다.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 회장이 좋아하는 시(詩)로 답을 대신했다. 버나드 쇼가 지은 '인생은 책임이다'는 시다. 시 전문은 아래와 같다. "나는 나의 인생이 내 것이라기 보다는 전체 사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사회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나의 특권이다. 더 많이 일을 한다는 것은 더 많이 사는 것이며, 나는 죽을 때 완전히 소모되어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 있어서 인생은 잠시 타고 마는 촛불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잠시 쥐고있는 찬란한 횃불이다. 나는 이 횃불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기 전에 최대한 밝게 타게할 것이다."
이어 이 회장은 "MZ세대와 조직에서 어떻게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너무 증폭됐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정의하고 분리하길 좋아한다"고 아쉬워하며 마이다스그룹이 시행하는 CSR 교육을 소개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좋게 변화시킬까? 물으며 "우리는 경영을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며 가장 위대한 직업이 경영자라고 생각한다"며 인도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 본부 벽에 붙어 있다는 시(詩)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그 시다.
"사람들은 때로 믿을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하라.
그대가 좋은 일을 하면 사람들은 그대에게 숨은 동기가 있을 거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만일 그대가 성공하면 그대는 가짜 친구들과 진짜 적들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라.
만일 그대가 정직하고 솔직하면 그대는 상처받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고 솔직하라.
오늘 그대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일지라도 내일이면 모든 사람에게서 잊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가장 위대한 생각을 가진 가장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가장 작은 생각을 가진 가장 작은 사람의 총탄에 의해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생각을 하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동정을 베풀면서도 강자만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약자를 위해 싸우라.
당신이 몇 년을 걸려 세운 것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라.
당신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발견하면 사람들은 질투를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롭고 행복하라.
당신이 언제나 부족해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