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어떤 일을 어떻게 시키는지에 따라 작업 능률이 좌우된다. 시스템 통합(SI) 업체는 로봇의 생산성 향상을 돕는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토탈로봇 플랫폼 마로솔은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LPK로보틱스와 함께 로봇 자동화를 지원하는 SI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5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3 대한민국 SI 경쟁력 강화 포럼’을 개최했다. 로봇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해외 SI 기업 사례와 로봇 산업 관계자들의 현장 경험, 최신 로봇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환영사를, 김동혁 연세대학교 교수가 오픈 스피치를 맡았다.
조정훈 의원은 “로봇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현장 애로사항이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김동혁 교수는 “로봇 제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 공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며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나 독일 쿠카도 SI 기업과 함께 사업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준호 LG CNS 상무, 김민교 마로솔 대표, 서원일 고고로보틱스 CTO, 박지훈 LPK로보틱스 이사, 김영태 CTR 센터장, 이기호 KB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문위원이 발표를 이었다.
연사로 선 이준호 LG CNS 상무는 “로봇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로봇 유형별 활용 사례를 확보해 가치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며 “또 로봇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한 플랫폼 강화와 다양한 서비스 모델 개발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민교 마로솔 대표는 “국내 로봇산업이 큰 기대와는 달리 차가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수요기업의 연결고리가 되는 SI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SI 기업은 로봇 생태계 모세혈관이자 뿌리와 같지만, 아직 국내 SI 기업 500여곳 가운데 약 450곳이 소규모 사업장”이라며 “마로솔이 SI 기업과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로솔은 SI 기업 브랜드 구축을 돕는 구체적인 방안을 소개했다. 홈페이지 제작과 마로솔 플랫폼 내 전용 페이지 개설, 영업기회 공유, 수주활동 지원 등을 돕는다.
또한 제조사와 SI기업 간 중재자 역할에도 나섰다. SI 기업이 제조사에게 로봇을 사오는 과정에서 운영 자금이 경색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 등 지원 정책을 세웠다. 고객에 로봇을 보급하는 과정에서는 계약 채권 위험을 분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마로솔은 이날 로봇 검증화 브랜드 ‘베셀로(vesselo)’을 공개했다. SI 기업이 보유한 솔루션을 상품화하고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자는 취지다. 브랜드 첫 상품으로 페이로드 90kg을 갖춘 경제형 자율주행 로봇(AMR) ‘VMR90’을 선보였다.
김영태 CTR 센터장은 로봇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SI 업체가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로봇 도입 시 많은 요소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가능한 논리제어장치(PLC), 휴먼머신 인터페이스(HMI), 로봇, 비전 등 기술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변장치 신뢰성, 납기 일정과 로봇 사이클 타임에 대해서도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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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KB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은 로봇업계 투자 현황을 소개하면서 SI 기업의 VC 투자 유치 전략에 대해 제언했다. 이 팀장은 “로봇 상장지수펀드(ETF)는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생성형 AI 이슈와 함께 점진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우상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SI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길 권했다. 그는 “고객 요청에 대응하는 인상을 주면 투자자 관점에서 덜 매력적이지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