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등 우리나라 연구진이 만든 달 탐사 장비가 임무 투입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2024년 발사되는 미국 달 착륙선에 실려 달 과학 탐사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4일 천문연이 개발한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를 미국으로 이송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LUSEM은 천문연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진행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획에 참여해 개발한 탑재체다. CLPS은 미국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하위 계획으로, NASA 주관으로 달의 과학적 탐사나 상업적 개발 등과 관련된 탑재체를 실은 무인 달 착륙선을 매년 발사하는 계획이다. NASA가 기획한 사업에 입찰해 선정된 민간 기업이 무인 달 착륙선의 개발에서 발사, 착륙, 운영까지 맡게 된다.
NASA는 2021년 11월, 2024 발사할 계획인 미국 인튜이티브머신즈의 무인 달 착륙선 '노바-C(Nova-C)'에 한국이 개발한 LUSEM을 탑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USEM은 50킬로전자볼트(50keV) 이상의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이다. 천문연 주관으로 경희대 우주과학과 선종호 교수 연구팀과 개발했으며, 쎄트렉아이가 제작했다.
심우주에서 달 표면으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를 관측하는 장비다. 달은 지구와 달리 대기권이나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해 고에너지 입자가 직접 검출되며, 이는 우주인의 건강이나 우주선의 전자부 기능, 구조/강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대기가 없는 천체에서의 우주 풍화 작용 등 과학 연구에도 중요하게 활용된다.
LUSEM은 센서부와 전장부, 두 장치를 연결하는 전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센서부는 고에너지 입자를 관측하는 주 장비로, 위와 아래의 양방향 관측이 가능한 검출기 2기로 구성된다. 두 쌍의 검출기는 각각 한쪽은 전자를, 다른 한쪽은 양성자를 검출한다. 위쪽을 바라보는 검출기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를 검출하고, 아래쪽을 바라보는 검출기는 달 표면에 반사되는 입자를 확인해 상호 차이를 분석한다. 전장부는 센서부를 제어하고 신호를 처리하며 전원을 공급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무진동차량에 실려 대전을 출발,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항공편으로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인튜이티브머신즈로 이송된다. 이후 천문연이 NASA 주관 하에 내년 초까지 LUSEM을 노바-C에 장착한 뒤, 착륙선과의 인터페이스 시험 및 기능시험 등의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한다. 내년 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LUSEM은 노바-C가 달 앞면 저위도 '라이너 감마' 지역에 착륙한 뒤 우주 환경 관측을 시작한다. 노바-C는 LUSEM 관측 외에도 표면 지형 관측, 국소 자기장 측정, 다수 로버의 협력적 자율분산주행, 레이저 반사경 배치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또 천문연은 LUSEM 외에도 달 표면 자기장 측정기(LSMAG)와 달 표토 3차원 영상카메라(GrainCams), 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LVRAD) 등의 탑재체도 개발해 한-미 달 탐사 임무를 공동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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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 후 추진해온 첫 번째 협력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다누리 성공에 이어 한-미 우주탐사 분야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우주분야 국제공동연구의 장을 넓혀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영득 천문연 원장은 "LUSEM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과학 탑재체 중 하나로, 우주탐사 시대에 필요한 우주환경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