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보다 카드론 이자가 싸다고?

저금리 카드론 대출 미끼로 금융소비자 유인…"공시 개선 필요" 지적

금융입력 :2023/08/23 13:42

최근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최저 카드론 대출 이자가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보다 낮게 공시되고 있다. 언뜻보면 제1금융권인 은행권보다 카드업계의 대출 금리가 더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홈페이지에 카드론 이율을 3.9~19.9%로 공시했다. 

이 밖에 국내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 이자 공시를 보면 ▲신한카드 4.3~19.9% ▲현대카드 4.5~19.5% ▲삼성카드 4.9~19.9% ▲롯데카드 4.9~19.9% ▲우리카드 5.2~19.9% ▲하나카드 6.9~19.9% ▲BC카드 7.5~19.9%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봤을 때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이자는 5.26%부터 시작한다.

이는 제1금융권인 은행업계이 제공하는 마이너통장 대출 최저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신한은행 등 17개 국내 시중은행에서 최고 신용점수 구간(1천~951점) 소비자에게 제공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 금리는 6.03%다.

문제는 각 카드사에서 공시한 카드론 최저 이율과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카드론 최저 이율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가 신용점수 901점 이상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카드론 이율은 12.16%로 각 카드사에서 공시한 최저 이율(5.26%)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체 신용점수 구간의 소비자들이 카드론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는 금리 평균도 격차가 크다. 카드론은 평균 이율 14.18%에 대출을 받은 반면 마이너스통장을 찾은 이들은 6.32%에 대출을 받았다.

카드업계는 이론상 최저신용등급으로 카드론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출을 받은 소비자 중 최저 금리를 적용 받은 이들도 있다”며 “여신협회에 공시된 대출 금리는 900점 이상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평균 금리라서 최저금리 보다 높게 측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카드사가 카드론 최저금리 혜택을 받은 소비자들은 소수로 추산된다.

여신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 6월 국내 카드업계에서 10.0% 미만의 이율로 카드론 대출을 제공한 이들은 전체 대비 10.41% 수준밖에 안된다.

금융권에선 저금리 카드론 대출을 미끼로 금융소비자를 낚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고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다”며 “대출을 희망한다면 대출약관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각 카드사에서 카드론 금리를 공시할 때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이율로 대출을 받는지 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각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카드론 대출 평균금리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