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파행…위원장 호선 공개 여부 두고 위원들 공방

여 추천 위원들 "비공개 관행" vs 야 추천 위원들 "투명하게 공개해야"

방송/통신입력 :2023/08/22 14:21    수정: 2023/08/23 17:44

최다래, 안희정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호선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가 위원들끼리 치열한 공방으로 인해 두 차례 파행됐다. 방심위원들이 4대 4로 나뉘어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위원장 호선을 위한 전체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야당 추천 방심위원들은 회의 시작 직후 비공개에 반대한다며 방심위원장 호선 논의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추천 방심위원들은 역대 인사 관련 회의는 비공개였다고 맞섰다. 

22일 방심위는 새 방심위원장 호선을 위한 제 16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정연주 방심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에 대한 해촉안을 재가하면서 방심위원장과 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류희림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윤 대통령은 해촉 다음날인 18일 류희림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를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다. 방심위원장 부재로 대행을 맡은 황성욱 방심위 상임위원은 같은 날 긴급하게 방심위원장 호선을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회의 공개 여부에 대한 위원들이 의견이 갈려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야당 추천 위원인 김유진 위원과 윤성옥 위원, 정민영 위원, 옥시찬 위원 등이 차례로 회의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 추천 위원들이 반대했다.  

먼저 김유진 위원은 "전례 없는 상황에서 열리는 회의다. 언론 보도가 정확하게 돼야 하며, 회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과 정민영 위원 또한 "전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해촉된 상황에서 새로운 위원장을 호선하는 안건이다. 국민이 투명하게 알 필요가 있어서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여당 추천 위원인 김우석 위원과 황성욱 상임위원, 허연회 위원 등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했다. 

김우석 위원은 "역대 인사 관련 회의는 다 비공개였다"며 "갑자기 공개로 하자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맞섰다. 

허연회 위원 또한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은 "그동안 인사 관련한 회의를 비공개했던 것은 방심위라는 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회의록에 다 남기 때문에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다"고 설명했다. 

윤성옥 위원은 "방심위원 9인 중 2인이 결원이 생겼으면, 충원해 호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성급한 진행에 대해 지적했다. 

파행 후 다시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김우석 위원은 우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되, 추후 의결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회의록 공개는 의결로 가능하다"며 "공개 회의를 진행할 시 논의가 긴밀하기 힘들다. 현재 방심위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높고, 위기인 상황이다.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논의 내용이 보도되면, 우리가 흥분할 수도 있고 정치적 독립성에 영향이 간다. 외부에서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황성욱 상임위원도 "외부 정치적 사정이 우리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여 우려스럽다. 방심위가 그간 비공개로 인사를 논의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며 김 위원 주장에 동의했다.

허연회 위원도 "호선 비공개는 그간 해왔던 관행이다. 이번만 예외로 한다면 조직 원칙을 깨칠 수 있다"며 "김우석 위원의 차선책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유진 위원은 "회의 공개 결정 기준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함이라니 당황스럽다. 외부영향 받지 않아야 하고 흥분하지 않기 위해서 비공개해야 한다면 모든 회의를 공개 원칙으로 하는 것은 무슨 이유냐. 회의록 공개 의결 거치려면 다시 안건 거쳐서 동의해야 하는데, 왜 굳이 그 절차 밟아야 하냐"고 반박했다.

윤성옥 위원은 "차선책이 오히려 적합하지 않은 안"이라며 "공개면 공개 비공개면 비공개지, 김 위원이 제시한 안은 회의 규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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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오후 2시에 다시 열릴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는 재적 위원 과반이 되지 않아 파행됐다. 

한편, 해촉된 정연주 전 방심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은 이날 법원에 해촉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