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대로 올라 선 여전채 금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카드 업계에선 이 영향으로 4분기 카드대출 상품의 여신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AA- 등급 여전채 중 1년물, 3년물 금리는 각각 전월 대비 5.8bp, 4.5bp 오른 4.323%, 4.746%를 기록했다. 국내 카드사 중 AA- 등급의 여전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여전채는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여전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권 발행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우리·하나카드가 발행하는 AA0 등급의 3년물 여전채 금리 역시 전월 대비 1.9bp 오른 4.496%를 기록헀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와 BC카드가 발행하는 AA+ 등급의 3년물 여전채 금리도 1.9bp 오른 4.408%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공시센터 공시를 보면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올해 1월 5.536%를 기록했다. 이후 3월말 3.9%대로 내려왔으나 지난 7월 28일 4.346%를 기록하며 다시 반등했고 현재는 4.4%대를 나타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인영 수석연구원은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여전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조건이 악화됐다”며 “특히 저신용 여전채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여전채 3년물의 금리 상승은 현재 채권시장에서 다른 종류의 채권 금리가 꺾인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AAA, AA+ 등급의 공사채 3년물 금리는 4.032%, 4.195%로 각각 전월 대비 7.0bp 떨어졌다.
같은 등급의 은행채 3년물 금리는 4.173%, 4.255%로 각각 전월 대비 4.3bp, 3.9bp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221%, 4.370%로 각각 전월 대비 5.2bp, 2.6bp 내려갔다.
여전채를 발행하는 카드사가 금리를 높이는 까닭은 건전성 이슈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롯데 등 국내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58%로 6개월 만에 0.38%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카드업계 전반의 순이익은 떨어지고 있고 여전채 금리 등 비용부담은 증가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1조4천168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순이익 감소는 총비용 증가 탓이 큰데, 1년 전과 비교해 이자 비용과 대손 비용이 각각 6천928억원, 5천262억원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 김태현 실장은 “신용카드와 할부리스의 경우 조달금리 부담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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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입장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로 여전채를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여신 상품의 대출 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 등 여신기업의 순이익은 하락하고 여전채 금리 등 비용부담이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여전채의 높은 금리로 4분기 대출상품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