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해열제 먹으며 배달…"라이더 기후실업급여 도입해야"

라이더유니온 기자회견…"기상청 데이터·플랫폼 연동해 작업중지 조치"

“요즘 같은 날씨에는 어지럼증을 느끼는 동료들이 더러 있다. 열이 너무 많이 난다 싶으면, 해열제를 먹으며 배달한다.”

“헬멧을 쓰고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눈과 머리가 아프다. 배달 콜을 끊고 쉬게 되면 흐름이 끊긴다. 그래서 타이레놀 한 알과 커피를 마시고 계속 일한다.”

연일 최고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서 일하는 배달 라이더들이 기후 실업급여와 온열질환 예방기준 마련 등 폭염대책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3일 서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폭염특보 시 규칙적인 휴식과 옥외작업 제한, 업무담당자를 지정해 노동자 건강 상태 확인 등을 권고하는 고용노동부 온열질환예방가이드가 배달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못한다며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서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플랫폼사에서 폭염 수당을 비롯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오르내리는 실정”이라며 “도로 위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고민과 우려, 그리고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구 위원장은 “헬멧이나 안전장비를 필수로 착용하는 우리가 실제 견디고 있는 열기가 어느 정돈지 체감온도만으론 알 수 없다”고도 했다.

라이더들 요구사항은 기후실업급여와 배달 환경에 적합한 온열질환 예방 기준 도입, 폭염조치 자동 시스템 구축 등이다.

폭염을 비롯해 폭우‧폭설‧미세먼지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지만 일손을 놓기 어려운 라이더 여건을 고려해, 작업 중지를 일시적 실업상태로 간주하고 이 기간 통상 수입의 70%가량을 실업급여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달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또 아스팔트 복사열과 차량 열기, 헬멧 등 장비 착용상황 등을 반영해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꾸리고, 기상청 데이터와 배달 플랫폼을 연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령 기상청 폭염특보 발효 시, 플랫폼에서 할증 적용이나 작업 중지 발동 등 관련 조치를 자동으로 시행할 수 있는 기능을 수반해야 한다는 것.

경력 10년 차 박준성 라이더는 “폭염 경보가 울리면, 플랫폼사에서는 물 많이 마시라는 알림 메시지만 올뿐 실질적인 지원방안은 전무하다”며 “명확한 기준점을 세워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사실상 초단위로 움직이는 배달 라이더에게 작업 중지는 곧, 실업상태를 의미한다”면서 “고용보험을 통한 일시적 실업급여를 지급해, 라이더 생계와 일자리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상청 데이터와 플랫폼을 연동해, 특정한 경우 주문 접수를 중단하고 자동으로 작업 중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