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부진의 터널'…수렁에 빠진 석화업계 어쩌나?

LG화학·한화솔루션 상반기 영업손실 심화…하반기 개선 어려워 사업체질 전환 움직임

디지털경제입력 :2023/08/01 16:52    수정: 2023/08/01 16:59

석유화학 업계의 시름이 깊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정제마진 축소 등 잇따른 대외환경 악재에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 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사실상 하반기 역시 반등의 기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석화 대표 기업인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선방과는 대조적으로 시황 불황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지난해 전년 대비 40% 축소된 영업이익(2조9천957억원)을 기록하며 시작된 하락세는 올 2분기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1조4천66억원) 부진이 극심했던 지난해 동기(1조9천28억원)와 비교해도 26% 하락한 실적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어든 영업이익 1천941억원을 기록하며 석화 시황 악화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케미칼 부문의 영업이익은 79.1% 감소한 492억원을 기록해 부진의 수렁에 빠졌다.

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

석화 업계가 극심한 침체에 접어든 이유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나프타 가격 하락이 꼽힌다. 올해 중국에서는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공장이 수십여 곳 이상 증설됐고 오는 2025년이 넘어서면 중국내 석화 제품 자급률도 100%에 근접하게 된다. 플라스틱 등 석화 소재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납사) 가격 역시 지난 1월부터 지속 하락하면서 석화 기업들의 재고평가손익 하락을 부채질 했다. 더군다나 석유화학 업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15개월째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하회 중이다.

정제마진의 경우 7월 마지막주 8.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2분기 내내 2달러에서 4달러 선을 맴돌면서 석화 업계의 수익성도 덩달아 악화했다. 문제는 하반기 역시 실적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한 데다 기초 제품의 저가 공세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 듯 중국발 공급과잉은 하반기로 갈수록 심화할 공산이 높다. 

LG화학은 끝모를 불황에 주력 사업인 석화 기업에서 이차전지로 기업 체질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존 양극재 외에 분리막,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연구개발(R&D)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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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이와 맞물려 LG화학이 보유 중인 석유화학 핵심설비 여수 NCC 2공장 매각설도 흘러나온 상태다. 다만 LG화학은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석유화학 부문 자산 매각 관련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화솔루션 역시 케미칼 부문보다는 태양광 산업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미주 시장 주도권을 날로 강화되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4년 미 조지아주에 태양광 전주기 밸류체인인 '솔라허브'를 완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