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여름 휴가철 여행지를 정하고 나면, 우린 숙박·교통을 살핀다.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렌터카는 필수다. 그런데 가격이나 차량 안정성 등 의외로 고려할 점이 많다. 여행지 인근 렌터카 업체에 직접 방문한 뒤 대여할 수 있지만, 사전 예약을 희망하는 이용자도 부지기수다.
팀오투에서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렌터카 플랫폼 ‘카모아’는 이런 여행객 수요를 충족하고자, 2018년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서울·제주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에 진출, 현재 50개국 215개 도시에서 카모아를 만날 수 있다.
일일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파악한 뒤 렌터카를 예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 가격비교와 이용자 리뷰, 차량 배달 등이 가능해졌다. 카모아는 올 초 기준 전국 590여개 렌터카 업체와 제휴했다. 등록차량은 6만대가량. 이달 초에는 해외에서 차량을 예약할 때, 대여·반납 지역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편도 서비스도 내놨다.
카모아는 오프라인 렌터카 시장 플랫폼화에 앞장서 왔다. 단, 상황이 녹록진 않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이미 고착된 시장이다보니 업계 반응은 꽤나 보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렌터카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혁신이 필요했다.
인정환 카모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렌터카 온라인화를 촉진해, 시장을 넘어 모빌리티 플랫폼 산업 성장을 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낙후된 오프라인 렌터카 시장에 활기를"
이전까지 인정환 CTO는 렌터카와는 인연이 없었다.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인적자원(HR) 플랫폼 기업 '사람인'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뗐다. HR에 특별히 관심을 뒀다기보다, 학교 선배들이 많아 합류했다. 인 CTO는 사람인에서 플랫폼이 무엇인지, 서비스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경험했다.
Q. 사람인에서 얼마나 일했나.
"13년 일했다. 전략,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IT 업계 종사자들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서비스가 자식처럼 애틋했다. O2O 서비스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이곳에서 배웠다. 입사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인은 구인·구직 서비스 시장 후발주자였다. 그러다 업계 선두 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곧 코스닥에 입성했다."
Q. 갑자기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 발을 디딘 계기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간 쌓아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 당시 모빌리티 플랫폼 전망성이 좋다고 판단했다. 2016년 쏘카나 그린카 같은 공유차량에 탑재되는 단말을 제조하는 디지파츠라는 회사가 있는데, 여기 출신들이 만든 휴비넷으로 적을 옮겼다."
Q. 2016년 당시 플랫폼 중심의 렌터카 서비스는 전혀 활성화하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휴비넷에서 처음 한 일이 렌터카 회사들과 협력해 시장 규모를 키울 방법에 대해 골몰하는 것이었다. 낙후된 오프라인 렌터카 시장에 활기를 불어다 주고 싶었다. 렌터카 회사 관계자들과 만나면, 늘 반응이 냉랭하더라.
뭔가 보여주려면 최소 차량 50대 이상을 갖고 있어야 했다.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휴비넷에 직접 투자해 사업을 키워갔다. 차 50대를 샀고, 수원에서 소규모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스템 확장·안정성 확보, 서비스 다각화 중요"
휴비넷은 재작년 카모아에 인수됐다. 인 CTO가 휴비넷 대표를 지내며 구축해 온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전문 기술 등이 카모아에 곁들어졌다. 제주 여행을 가면 공항에서 렌터카 회사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는데, 이용자들이 길게는 30분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있다.
셔틀버스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는 기술, 또 일본에 렌터카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하고 티맵모빌리티와 협력해 내놓은 ‘티맵 렌터카’ 등 모두 인 CTO가 휴비넷 시절부터 역랑을 쌓아온 데 따른 결과물이다.
Q. 렌터카 시장 플랫폼화를 진단해 달라.
"제주 렌터카 시장은 온라인 숙박 예약 등 서비스와 연계돼, 어느 정도 IT 인프라가 구축됐다. 다만, 아직 살펴봐야 할 지역들이 많다.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 전환 속도가 더딘 편이다.
렌터카 회사들이 변화를 꺼리 경향이 짙어서다. 카모아는 기존 렌터카 업체들 업무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고, 그저 온라인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정립하고 있다."
Q. CTO로서 고민하는 부분은.
"스타트업은 J커브 성장 곡선을 띤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반드시 기술 확장이 수반돼야 한다. 과제는 두 가지였다. 시스템 확장성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또 서비스를 다각화하기 위해 어떤 방향을 추구해야 할지다. 내수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연내 해외 100개국 진출 목표…플랫폼 중립성 지킬 것"
카모아 지향점은 렌터카 업체는 물론, 이용자들 편의성을 제고해 O2O 서비스 효용을 한층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엑셀 프로그램이나 화이트보드, 노후화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현 시장 추세와 맞물려, 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개편하기 위해 카모아는 제주·울릉을 포함한 전국 렌터카 업체에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파트너스 프로그램은 업체에서 차량·가격 정보를 입력하면, 카모아 앱에 노출해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자체 광고가 어려운 중소 렌터카 업체들이 렌터카 서비스 관리에만 집중해, 매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Q. 향후 업계 전망은 어떤가.
"야놀자 같은 숙박 플랫폼 서비스는 이미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시장 파이를 키웠다. 이미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촘촘히 연결됐다. 렌터카 시장은 아직 고도화할 영역들이 많다. 제주는 특이 케이스고, 내륙 중 아직 플랫폼화가 진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를 거쳐야 할 지역도 있다.
자율주행이나 전기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진화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아직 두드려 볼 게 많은 시장이다. 렌터카와 숙박, 교통 등 서비스를 한데 모은 패키징 상품 개발 역시 고려할 만하다."
Q. 외국인 여행객 대상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나.
"언어적 이슈나 벌금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당연히 힘을 주고 있다. 보험도 국가별로 달라, 이를 표준화할 수 있는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많은 차량 물량을 보유했다. 앱을 번역해 외국인들 언어 불편을 해소하고, 원격으로 차량 모니터링이 가능한 관제 시스템을 현재 일부 업체에 적용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Q. 카모아 미래는.
"플랫폼으로서 중립성을 지키려 한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이것만 좇다 보면 빠지기 쉬운 유혹들이 많더라. 우린 이 부분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얹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양질의 O2O 서비스를 선사하겠다."
Q.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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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외 렌터카 인벤토리를 꾸준히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 한다. 해외 채널에서 들어오는 렌터카 관련 정보를 번역해 한국어로 전달하거나, 한국어로 된 국내 렌터카 정보를 각 나라 언어로 제공하고자 한다.
정보 정확성 역시 한층 높이려 한다. 렌터카 회사 위치와 대여 방법 등 정보들을 빠짐없이 이용자들에게 공유하고 싶다. 연내 글로벌 서비스 국가를 100개국으로 확대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