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매장 '슈퍼 스위프트' 가보니..."바코드 찍을 필요도 없네"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판 아마존고'…CCTV가 알아서 계산

중기/스타트업입력 :2023/07/19 10:36    수정: 2023/07/19 10:37

물건만 집으면 알아서 계산해 주는 완전 무인 매장이 생겼다. 앱 다운로드나 별도 인증 절차도 필요없다. 구매하고 싶은 물건을 집고 키오스크 앞에 서 있으면 자동으로 결제 금액이 뜬다.

지난 13일, 기자는 '한국판 아마존고' 매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슈퍼 스위프트 매장을 찾았다. 

매장 입구에 설치돼 있는 디스플레이가 기자를 먼저 맞이했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동의 버튼을 누르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슈퍼스위프트 입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매장 모습은 다른 편의점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다만 천장이 다소 특이했다. 30여 대의 CCTV가 방문자의 움직임을 지켜 보고 있는 점이 다른 매장과 달랐다. 방문자가 물건을 드는 순간, 이 CCTV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물건을 가상의 장바구니 안에 넣고 결제를 시작한다.

덕분에 이용자는 로그인이나 특정 앱을 설치하는 등 사전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번거롭게 물건 바코드를 직접 찍을 필요도 없다. CCTV가 알아서 다 계산해 주기 때문에 키오스크 앞에 그냥 서 있기만 하면 된다.

요거트 두 개, 감자칩, 초콜렛, 새우칩 등을 바구니에 담아봤다. 계산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가자마자 물건 개수와 결제 금액이 바로 표시됐다. 담아갈 봉투를 추가하고 카드를 넣으니 금세 계산이 끝났다.

슈퍼스위프트 매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천장에 달린 CCTV만으로 어떻게 이런 자동 계산이 가능할까. 회사 측은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 AI 기술이 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4D 포즈 에스티메이션이라는 기술이 손목과 팔꿈치 등 관절 위치를 파악해 정확도 높은 행동을 추정하고, RGB 카메라 기반 고효율 자동화 알고리즘 기술이 구매자가 어떤 상품을 집어 들었는지 포착한다. 때문에 키오스크에서 별도로 상품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물건 값이 바로 계산 된다.

다만 상품을 집어 들었다가 구매 의사가 사라졌을 때는 원래 있던 자리에 정확히 놓아야 한다. 물건 무게 증감을 확인하는 무게 선반도 결제 시스템에 쓰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아마존고'라는 이름으로 무인화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아마존고는 아마존앱에 있는 큐알코드를 매장 입구에서 찍은 다음 들어갈 수 있고, 물건을 집어 들고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슈퍼 스위프트 매장서 결제하는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슈퍼 스위프트는 로그인이나 특정 앱을 설치하는 작업은 없앴다. 개인정보제공에 동의하기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매장 방문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바코드를 인식하는 기기가 없다는 점 외에는 일반 매장과 큰 차이점을 못 느꼈다. 진열돼 있는 상품이 일반 편의점보다 가지 수는 적었지만,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끄는 다양한 먹거리나 생필품을 판매한다는 게 눈에 띄었다.

결제가 완료된 상품은 아무리 키오스크 앞에 가져다 둬도 또 결제되지 않는다. 이미 결제된 상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만 결제가 끝난 상품에 대한 환불은 바로 할 수 없다. 고객센터를 통해 진행돼야 하며, 이는 다른 무인 매장과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여러 명이 구매한 상품을 나눠서 결제하는 기능도 있다. 또 2명 이상이 키오스크 앞에 마련된 공간 안에 들어오면 집어 든 상품을 함께 계산할 수 있다. 친구나 가족이 함께 장을 볼 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위프트는 국내 스타트업인 파인더스에이아이가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에 만들어진 AI 오프라인 매장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다.

‘매장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유통사와 점주에게는 수익성 향상을 제공한다’는 미션 아래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부터 재고품 관리, 결제까지 100% 자동화 및 무인화를 구현했다. 기존에 키오스크, 스마트자판기를 통한 셀프체크아웃 중심의 부분 자동화에 의존하고 있는 리테일 산업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파인더스에이아이 창업자인 함명원 대표와 홍석범 최고기술책임자는 20년 이상 머신러닝, 빅테이터 등 AI 관련 기술 분야에서 20여건의 특허를 만들고 쌓아온 전문가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 설립 3년 만에 아마존고와 같은 글로벌 수준의 자동화(무인화)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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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위프트 매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높은 설비 투자 비용(CAPEX)으로 자동화 매장 도입을 어렵게 했던 문제를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저비용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설비 구축 비용을 글로벌 톱5 기업들 대비 1/3 수준으로 낮추고, 딥러닝을 통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로 즉시 도입이 가능한 고효율의 매장 자동화 시스템을 실현했다.

파인더스에이아이 관계자는 "앞으로 슈퍼스위프트 앱에 카드를 등록한 고객은 결제존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나가면 결제가 완료되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의 결함을 해결하고,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