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또 한번 앞질렀다. LG전자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제친 것은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적자로 인해 전체 실적이 악화되면서 14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르고 시스템에어컨 등에서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하면서 역대 2분기 기준으로 두번째를 달성했다.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8천927억원, 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보다 약 3천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메모리 수요 부진…하반기 시장 회복과 갤Z5 출시 효과 기대
삼성전자는 메모리 불황으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8%, 영업이익은 95.74% 각각 감소한 실적이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 5천93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 2천714억원 보다 2배 이상 상회했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 원인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사업부는 지난 2분기 약 3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DS 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4조5천800억원이었다. DS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만이다.
그나마 2분기 DS부문이 1분기 보다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메모리 출하량 증가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지난 분기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메모리 감산에 들어가면서 재고량 조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원가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D램 출하 증가는 재고평가손실 축소로 이어져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추가 이익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지난 1월에 공개된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감소하며 지난 1분기 영업이익(3조9천400억원) 대비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2분기 MX사업부 영업이익은 2조원 중반대다. 생활가전 실적은 소비시장 침체와 비수기로 인해 영업이익이 1천억원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 수요 및 가격 회복과 더불어 신제품 갤럭시Z5 시리즈 조기 출시 효과로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갤럭시Z5시리즈와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15 출시 효과로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이 증가될 전망이다.
LG전자 전장으로 체질 개선 성공…B2B 사업 강화
LG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9천988억원, 영업이익 8천9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12.7% 각각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역대 2분기 기준 매출액은 최대,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컨센서스(9천779억원) 보다는 하회한 실적이다.
LG전자 측은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인적 구조 선순환(희망퇴직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실적이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가전과 TV 등의 사업에서 선제적인 재고 조정,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원가 개선 등의 체질 개선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폭염과 장마 전망이 이어져 온 가운데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이 늘었다. 올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다. 가정용 에어컨은 스탠드·벽걸이 외에도 창호·이동형 등 다양한 형태의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고객 수요 다변화에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창호형 에어컨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또 전장 사업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점이 호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전사 워룸 태스크’ 등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의 2분기 매출 성장은 기대 이상”이라며 “자동차의 전장화, 전기자동차 비중 확대, 거래선 다변화로 수주 잔고가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의 누적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00조원 수준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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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전장부품 (VS) 실적은 매출 10조9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 영업이익은 3천122억원으로 전년 보다 84% 증가하며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EV용 모터, 인버터, 컨버터 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되는 LG마그나의 신규 멕시코 전기차 부품 공장은 북미 고객사인 GM의 신규 전기차에 e파워트레인을 공급함으로써 성장을 이끌 것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