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소비 시장 침체와 반도체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 6천억원을 기록하며 14년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반도체 적자가 1분기 보다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5 시리즈 출시 효과와 가전 성수기 진입도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4% 감소, 전분기 대비 6.25%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분기(영업이익 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 2천714억원 보다 2배 이상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6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28% 줄었다.
이처럼 2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 보다 상회하면서 연간 실적 또한 컨센서스(9조4천922억 원) 보다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예상한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11조5천억원, 내년 40조9천억원을 기록한다고 전망했다.
3분기 D램 가격 하락세 둔화...4분기 HBM3 공급 본격화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2분기부터 메모리 감산을 시작하면서, 재고량이 줄었으며, D램 출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분기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됐다”라며 “올 4분기부터 북미 GPU 업체에 차세대 메모리 HBM3 공급 본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5일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에서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DDR5도 올해 연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메모리 가격도 최근 하락세가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부터 하락했던 D램 평균가격은 2분기에 13~18%가량 하락했지만, 3분기에 하락폭이 0~5%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Z5' 시리즈 조기 출시 효과...삼성D, '아이폰15'에 패널 공급 시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에서도 오는 26일 공개하는 갤럭시Z5 시리즈 출시 효과로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MX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조3천6억원으로 2분기보다 18.2%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스마트폰 수요 회복에 따라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12조1천285억원으로 지난해 11조3천800억원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과거보다 빨리 갤럭시Z5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 등을 통해 금번 Z5 시리즈는 연내 10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3분기 MX 사업부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갤럭시Z5시리즈와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15 출시 효과로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이 증가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4개 모델(기본,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 전부에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BNK투자증권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6월부터 하반기 신모델 선행 생산이 시작됐고 3분기 계절 성수기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스마트폰도 3분기에는 Z폴드5 신모델 출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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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7일 오전 8시 50분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를 겪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최저 실적을 기록하고, 14년 만에 최저 실적이란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 11시 10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800원(-2.51%) 하락한 6만9800원에 거래된 이후 7만원을 중심으로 오름세와 내림세를 번갈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7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5월 26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