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연구계에서 한방 세트청구 남용에 따른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지적하고 있어 정부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1~5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중소형사인 악사손보,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등은 각각 4.6%p, 3.4%p, 2.3%p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자동차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과잉진료는 큰 문제”라며 “보험업계에선 한방 진료비 증가 추세를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2017년 5천545억원에서 2022년 1조4천636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방 진료비가 1조2천153억원에서 1조506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의 원인으로 한방 세트청구를 지적했다.
한방 세트청구는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는 한방 의료기관에서 침술·구술·부항·첩약·약침·추나요법 등 다수 진료항목을 동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방병원 세트청구 청구 건당 진료비용은 평균 8~1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명세서 전체 990만97건 중 경상환자(12~14급)에 대한 한방 세트청구 규모는 901만5천826건으로 91.1%를 차지했다. 중상으로 분류되는 9~11급은 88만4천271건을 나타났다.
경상환자가 한방병원에서 한방 진료 세트를 청구한 비율은 2017년 55.2%에서 2022년 82.4%로 27.2%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의원 역시 53.4%에서 73.1%로 19.7% 증가했다.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명세서 자료에서 추출한 세트청구 비율을 한방 진료비에 적용한 결과, 경상환자 한방 세트청구 진료비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교통사고 상해를 입은 이들이 아님에도 한방 세트청구를 청구한 과잉진료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의료계에선 본질적인 한방 과잉진료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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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연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방 분야의 경증환자 과잉진료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토교통부에 의과·치과·한방 등 개별 가입 및 손해액 계산이 가능토록 자동차보험 진료체계를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한방진료 급증은 이미 교통사고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한방을 이용하지 않은 대다수 국민까지 보험료 인상이라는 피해를 떠안게 만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