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수 바뀐 네이버 뉴스 조작 논란..."왜, 또?"

총선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네이버 "정치 편향적 알고리즘 설계 불가"

인터넷입력 :2023/07/03 11:04    수정: 2023/07/17 15:14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털 길들이기가 본격 시작됐다. 여야 공수가 뒤바뀔 때마다 국회서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지만, 정부까지 실태점검을 예고해 정치권과 정부가 합심해 포털 때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네이버가 뉴스 알고리즘을 조작해 일부 보수 언론의 순위를 낮췄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알아보는 실태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까지 나섰다…방통위, 네이버 실태점검

방통위 측은 "네이버가 이용자 소비패턴에 따라 뉴스를 노출·추천하는 인공지능 기반 포털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면서, 언론 인기도 지표를 인위적으로 적용하고 이를 통해 특정 언론사가 부각되거나 불리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실태점검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 모바일 뉴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금지행위) 및 동법 시행령 제42조는 전기통신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에게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방통위는 해당 규정 위반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실태점검을 통해 위반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위반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계법령에 따라 관련 역무 연평균 매출액 최대 3%까지의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 등의 처분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 "보수 매체 순위 떨어뜨렸다"

매번 있었던 정치권 공방에 방통위까지 나서게 된 경위는 무엇일까. 최근 박성중 국민의힘 위원이 "네이버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꾸려진 2018년 알고리즘 검증위원회 지적에 따라 인위적 방식으로 언론사들의 순위를 추출해 알고리즘에 적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측은 네이버가 뉴스 알고리즘의 언론사 인기도 지표를 조작해 야당 성향 매체 순위를 올리고, 보수 매체의 순위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 "뉴스 알고리즘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주범 중 하나"라며 "갈등을 끌어당기는 갈고리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제공=이미지투데이)

지금까지 총선을 앞두거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포털 개혁이나 포털 길들이기는 지속돼 왔다. 뉴스나 댓글 운영을 문제 삼아 법안들이 우후죽순 발의됐다.

박근혜 정부는 포털 개혁을 위치며 불공정·편향 논란을 없애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민주당은 포털 규제를 언론 개혁의 핵심 과제로 삼은 바 있다.

여야는 바뀌었지만 과거 여당이, 혹은 과거 야당이 주장했던 내용을 똑같이 반복하는 행태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앞다퉈 뉴스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당과 관련된 뉴스가 적게 노출되거나 당을 지지하는 뉴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에서 보수·진보 모두 자신의 진영에 유리한 소식이 네이버 뉴스에서 적게 노출된다고 동시 항의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2017년 자유한국당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후보가 네이버 메인에 적게 노출된다고 항의했고, 홍 대표는 "다음만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심상정 의원은 같은 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적게 노출됐다고 네이버에 항의한 것과 관련해 "홍 대표가 여든두 번 노출됐는데, 저는 딱 한 번 노출됐다"며 여든두 번 나간 사람도 편파라고 하는데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네이버 "편향되게 설계할 이유 없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또 다시 불거진 뉴스 알고리즘 조작 논란에 대해 네이버 입장은 어떨까. 네이버는 뉴스 검색을 구성하는 알고리즘 전체 요소에 언론사의 성향을 분류하거나 구분·반영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여당이 주장하듯 좌편향 매체인 MBC를 상위권에 올리고, 우편향된 조선일보는 순위가 떨어지도록 했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이란 것이다.

네이버 측은 "언론사 성향과 상관없이 특정 언론사의 순위가 많이 오르거나 특정 언론사의 순위가 낮아지는 경우도 나타났다"며 "유사한 언론사 성향 그룹의 매체가 동일한 순위 그룹에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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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는 20여개의 다양한 알고리즘 요소로 이뤄져 있고, 이러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있지만 특정 요소가 검색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유사한 내용의 기사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클러스터' 여부가 더 비중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언론사 인기도가 언론사의 보수 또는 진보 성향과 상관관계를 짓는 요소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특정 정치권의 영향에 의해 편향되게 설계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구성의 적절성 및 합리성을 검토 받기 위한 제3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활동이 지난 29일부터 시작됐다. 제기된 문제들도 철저하게 분석해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