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의료계와 전문가, 그리고 환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코로나19 대유행에 한시적으로 허용되던 비대면진료와는 달리 일상회복 과정에서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재진 환자’‘방문 약수령’등을 원칙으로 진행 중이다.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현장에서 궁금해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알아봤다.
비대면진료 ‘재진 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원칙
비대면진료는 해당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허용한다. 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원, 치과의원, 한의원)을 중심으로 허용하지만, 병원급 의료기관(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에서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대면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해당 의료기관에 그 사실을 알리면 되고, 의료기관은 환자의 개인정보와 의료 기록을 확인해 재진이 맞는지 확인하면된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내가 비대면진료 대상 환자인지 확인하고, 해당한다면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를 요청하면 된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환자가 보기 쉬운 장소에 게시토록 해, 집 근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비대면진료가 가능한지를 미리 확인하면 편리하다.
비대면진료를 받으려면
1회 이상 과거에 방문해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질환과 나이에 관계없이 ▲진료받았던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았던 질환에 대해 추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진료받은 의료기관에 한 진료과목의 의사가 다수일 경우 진료의사가 달라도 가능하다. 또 고혈압, 당뇨병, 정신 및 행동장애, 호흡기결핵, 심장질환, 대뇌혈관질환, 신경계 질환, 악성 신생물, 갑상선의 장애, 간의 질환, 만성신부전증 등 11개 만성질환자는 대면진료를 받은 지 1년 이내에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만성질환 이외의 환자는 30일 이내에 대면진료 받은 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례로 2023년 6월1일 A내과를 방문해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2024년 5월31일까지 A내과에서 비대면으로 고혈압 진료가 가능하다.
일반진료가 어려운 휴일이나 밤에 갑자기 아이가 아프다면
비대면진료는 재진이 원칙이지만,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의료기관이 환자의 개인정보를 확인해 휴일이나 야간에 의학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의학적 상담은 의사와 보호자 간에만 가능하고 처방전 발급은 불가능하다.
일례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 2023년 6월5일 B가정의학과를 방문해 감기약을 처방받았다면, 2023년 7월4일까지 B가정의학과에서 비대면으로 감기약을 추가 처방받을 수 있다. 만약 해당 청소년이 휴일에 감기 증상이 아닌 복통을 호소하며 B가정의학과에 비대면진료를 요청한다면, 보호자는 B가정의학과에서 의학적 상담만 받을 수 있고 처방은 받을 수 없다.
'초진'이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대상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기록이 없어도 초진으로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대상은 ▲섬·벽지 거주 환자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 ▲격리 중인 감염병 확진자(격리통지서, 격리 통지 문자 메시지 등 제시) 등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환자는
기본적으로 해당 병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중에서 ▲1년 이내에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희귀질환자(의료기관이 환자의 의료기록 확인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자가 희귀질환자 산정특례 대상인지 확인) ▲30일 이내에 대면진료 경험이 있으면서 수술·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의 작동상태 점검, 검사결과의 설명에 한함)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에서 비대면진료 진행 절차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시행된 한시적 비대면진료와 방식이 거의 같다. 환자는 대상인지 확인 후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를 요청하고, 의료기관(의사)은 진료 전 환자 본인 여부와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대상 환자인지를 확인한다.
비대면진료 원칙인 ‘화상통화’가 불가능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화상통화가 불가능한 경우 음성통화로도 가능하다. 만약 정밀한 검사 또는 처치가 필요하거나, 비대면진료보다 대면진료가 더 안전하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에는 의사가 환자에게 대면진료를 권유하게 된다.
병원비 수납, 처방전 발급, 처방약 수령은 어떻게
비대면진료 후 의사는 처방전을 발급하는데,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은 처방할 수 없다.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이메일이나 팩스, 관련 앱 등을 통해 전송된다.
처방전을 전달받은 약사는 환자가 방문하기 전에 미리 상담을 진행해 처방약 조제 가능 여부와 수령방식을 결정한다. 만약 처방약과 대체의약품이 모두 없어 조제가 어렵다면 환자는 다른 약국으로 처방전을 재전송하면 된다.
관련기사
-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불만 알지만 보완할 것"2023.06.16
- 설 연휴 동안 실시간 비대면 진료 병원·약국 검색 서비스 강화2023.01.22
-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재진환자만 비대면진료 대상? 시대 역행"2023.03.15
- 46파이 배터리가 뜬다...뺏고 뺏기는 수주 경쟁 '후끈'2024.11.13
조제된 약은 본인 또는 대리인이 약국을 방문해 받을 수 있지만 ▲섬·벽지에 거주하는 환자 ▲거동이 불편한 자(만 65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등급자, 등록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희귀질환자는 약사와 협의 후 재택 수령을 할 수 있다.
약사는 환자에게 구두와 서면으로 복약지도를 한 뒤 의약품을 전달한다. 만약 대리인이 약을 받으러 왔다면, 약사는 대리인의 신분과 환자와의 관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