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올해도 신제품에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더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엔 스테이션이 자동 세척한 물걸레를 ‘열풍 건조’ 기능으로 말리고 냄새를 줄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면 올해는 ‘온수 세척’이 로봇청소기의 새로운 주류로 형성될 전망이다.
에코백스가 지난 12일 출시한 로봇청소기 ‘디봇 T20 옴니’이 바로 시장 주도하는 제품 중 하나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 기능은 물걸레 성능을 한층 더 개선했다는 점이다. 청소를 마친 물걸레를 55도 온수로 세척해 기름때와 오염물질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거한다.
물걸레 오토 리프팅 기능도 추가했다. 제품은 9mm 높이까지 리프팅이 가능해 물걸레가 카펫을 적시는 경우를 방지했다. 청소를 마친 후 스테이션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도 바닥 재오염을 줄이는 기능이다. 진공청소 흡입력은 6천Pa로 높이고, 모서리 클리닝 기능도 추가해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제품을 대여해 1주일간 써 봤다.
■ 따뜻한 물걸레 '55도 온수 세척'…기름때·오염물 제거 용이
디봇 T20 옴니는 55도 온수를 사용해 로봇청소기 물걸레를 세척한다. 이전까지 물걸레 세척을 지원하는 대부분 모델은 물탱크에 보관된 물을 그대로 이용해 걸레를 세척해왔다. 목욕탕 물 온도가 대략 40도를 웃도는 수준이다. 손을 씻을 때 따듯하다고 느껴지는 온도로 걸레를 세척한다.
물 온도가 높아지면 오염물을 쉽게 용해할 수 있다. 보편화된 상식이면서 화학계에서 증명된 법칙이기도 하다. 아레니우스 식에 따르면 상온에서 온도를 10도 증가시키면 화학 반응 속도는 약 2배 빨라진다. 청소 업계에서 기름때나 퇴적물 등 오염물을 제거할 때 고온 스팀을 이용하는 것도 유사한 원리다.
제품은 온수 세척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물걸레 세척 시간을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물을 가열하는 데 별도의 대기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집안 전체 청소를 돌리면 도중 1~2회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자동으로 걸레를 세척했지만, 청소 시간은 기존 제품과 비슷했다.
로봇이 청소를 마치면 스테이션으로 돌아와 온수 물걸레 세척과 열풍 건조, 먼지통 비움, 셀프 클리닝 기능을 모두 자동으로 지원했다. 로봇청소기 편의 기능이 늘어나면서 사용자가 청소에 손댈 일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온수 세척 기능 탑재 유무에 기능적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물걸레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뿐만 아니라, 물걸레 청소 이후 바닥에 남는 오염감도 줄었다.
■ 물걸레 리프팅 추가…최대 9mm 들어올려 '카페트 오염 걱정 끝'
디봇 T20 옴니의 물걸레 리프팅 기능은 물걸레가 필요 없는 공간에서 자동으로 물걸레를 들어올린다. 물걸레 리프팅은 업계 다른 제품에도 이미 있던 기능이다. 그러나 에코백스는 리프팅 높이로 장점을 살렸다. 기존 제품들이 5~6mm 리프팅을 지원하는 반면, 디봇 T20 옴니는 최대 9mm 리프팅 성능을 보였다.
제품은 초음파를 활용해 카페트를 인식한다. 카페트 위를 이동할 때나 오염된 물걸레를 이끌고 스테이션으로 복귀하는 경우 자동으로 전환한다. 카페트 위에서는 진공청소 모드로 전환해 흡입력을 최대한으로 설정할 수 있다.
디봇 T20 옴니는 회전형 물걸레 시스템을 갖췄다. 분당 160회 회전하며 바닥에 일정한 압력을 가한다. 물걸레가 직접 회전하기 때문에 이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타사 제품도 물걸레 리프팅 기능을 지원한다. A사 제품은 물걸레 모듈 부분 전체를 리프팅하는 형식으로 동작했다. 해당 제품은 최대 5mm까지 물걸레를 들어올릴 수 있다. A사 측은 “해당 제품은 4mm 이하 짧은 카펫에 적합하다”고 했다.
B사 제품은 물걸레 리프팅 기능이 있으나 최대 높이가 공개되지 않았다. C사 제품은 7mm까지 리프팅을 지원했다.
■ 6천Pa 흡입력…모서리 딥 클리닝 탑재
디봇 T20 옴니는 진공청소 성능도 강화했다. 전작 대비 20% 향상된 6천Pa 흡입력으로 먼지를 빨아들인다. 일반 바닥에서는 진공청소 성능을 최대로 올리지 않아도 충분하다. 카페트처럼 강한 흡입이 필요한 공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브러시 소재도 고무로 바꿨다. 기존 제품은 플라스틱 재질에 청소모를 덧댄 브러시였다. 고무 브러시는 머리카락과 같은 긴 먼지가 엉키는 현상이 비교적 덜하다. 간혹 브러시에 이물질이 걸리더라도 제거하기 손쉬웠다.
모서리 딥 클리닝 기능은 제품이 가장자리와 일정 거리까지 다가가면 스스로 회전한다. 사이드 브러시가 모서리 곳곳을 쓸어줬다. 특히 제품 물걸레 패드는 모서리 3mm 거리까지 닿을 수 있어 사각지대를 줄였다.
기존에도 흡입력이 6천Pa에 달하는 제품은 시중에 존재했지만, 모서리 청소 기능에 특화하거나 물걸레 리프팅을 동시 지원하는 제품은 처음이었다. A사는 6천Pa을 지원하고, B사와 C사는 각각 3천Pa, 5천300Pa까지 최대 흡입력을 갖췄다.
■ 똑똑한 장애물 탐지 지원…트루맵핑·디텍트
디봇 T20 옴니는 구조광 기술과 3D 이미징 알고리즘에 기반한 실시간 3D 스캐닝·탐지 기술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장애물을 회피한다. 트루 디텍트 3D 3.0 기술은 밀리미터 단위로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작은 장난감이나 전선 등 바닥에 있는 장애물을 빠르게 식별한다. 다만 가느다란 전선은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고 끌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트루맵핑 2.0 기술은 복잡한 집안 환경을 360도 스캔한다. 작은 물체를 탐지하는 정확도가 LDS보다 4배 더 높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정확한 맵핑이 가능하다. 또한 언제든지 에코백스 홈 앱에서 3D 지도를 생성하고 사용할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도 효율적인 탐색이 가능했다.
■ 물걸레 온수 세척·9mm 리프팅·6000Pa 흡입력 등 트리플 기능 유일…가격 159만원
디봇 T20 옴니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30만원 올라 159만원으로 책정됐다. 편의 기능이 대거 포함된만큼 가격 인상이 수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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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봇 T20 옴니는 온수 세척, 9mm의 물걸레 리프팅, 6천Pa 흡입력이 특징이다. 시중에 각 기능을 개별적으로 가진 제품은 있었으나, 고성능 편의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제품으로 의미가 있었다.
이외에도 모서리 청소 기능이나 고무 브러시 탑재 등 개선된 부분들도 눈에 띈다. 최신 기능을 이용해보길 원하는 얼리 어답터와 청소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한 바쁜 이들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