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가 22일 “한국 콘텐츠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지금까지는 겉핥기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4년 동안 25억 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창작자 육성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를 위해 10억 달러 정도를 오픈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했다”면서 “이를 통해 비트 전달을 더 용이하게 하고 있고 6천개 이상 지점의 다양한 국가에서 인터넷이 빨라질 수 있게 했으며 계속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CEO 취임 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 미디어 대상 간담회를 열고 국내 콘텐츠 투자 확대는 강조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이용대가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韓콘텐츠 투자로 신예 크리에이터 발굴
콘텐츠 투자 규모를 밝힌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와 같은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두고 지난 2016년까지 투자해온 금액의 두 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렌도스 CEO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 시청 수가 4년 간 여섯 배 증가했고 90% 이상의 K로맨스(드라마 장르) 시청 수가 한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가들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한국을 향한 투자가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넷플릭스가 선보일 한국 콘텐츠 다섯 편 중 한 편은 신예 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렌도스 CEO는 또 국내 제작사 대표들의 애로를 경청하기도 했고, 자회사를 비롯한 특수효과(VFX) 업계와 이야기를 나눴다.
“ISP와 CP,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
그는 넷플릭스가 준비한 발표가 끝난 뒤 국내 취재진의 망 이용대가 분쟁을 묻는 질문에 “갈등이라고 하지 않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창작 회사들과 인터넷 회사들이 있는데 모든 것들이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보여드릴 수 있게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내려고 하면서 우리가 ISP를 위해 한 것은 10억 달러 정도를 오픈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는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CDN이다. 써드파티 CDN을 이용하던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트래픽이 급증하자 자체 CDN을 구축하면서 망 이용의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이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뜻을 모으자 “넷플릭스가 통신 사업자에게 콘텐츠 제작 비용을 같이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반박했던 점과 비교하면 톤을 조절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OCA만 강조한 점을 두고 콘텐츠 투자 확대와 상반된 모습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한편, 넷플릭스 이용자의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계정 공유 금지에 대해서는 한국도 예외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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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렌도스 CEO는 “계정 공유 방식의 경우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다”면서 “오늘은 특별하게 공지할 것이 없지만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가족 외 공유 계정에 추가 요금을 매기는 정책은 일부 남미국가에서 시작됐고 지난달 미국에서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