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이다. 네트워크에 AI 기술을 적용해 5G 보다 성능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6G에서는 개방화, 지능화가 특징인 오픈랜 기술 필요성이 높아진다."
한국통신학회장을 맡고 있는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오픈랜 활성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5G 확산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오픈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오픈랜은 무선접속망(RAN)을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해 서로 다른 제조사 통신 장비를 연동하는 기술이다. 기존엔 하드웨어 장비를 중심으로 통신망을 구축했다면, 오프랜에선 소프트웨어가 중심이다. 오픈랜은 ▲개방화 ▲가상화 ▲지능화가 특징이다.
"오픈랜 상용화는 이미 시작…기술 발전 따라 시장 성숙할 것"
홍 교수는 일본 통신사 라쿠텐과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사업 사례를 들며 "전세계적으로 오픈랜 상용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2019년 일본에서 신규 이동통신사업자로 등장한 라쿠텐은 오픈랜을 도입해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년엔 오픈랜 기술을 활용해 LTE 인프라를 5G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통신사 보다폰에 장비를 납품하고 도심 지역 오픈랜 상용화를 성공했다.
홍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오픈랜 기술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지금은 오픈랜 시장이 성숙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하지만, 기술이 계속 발전할수록 희망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긍정적인 전망에 관해 "오픈랜 기술을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통신 시스템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적용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적인 시각에 관해선 "일단 소프트웨어로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문이 따른다"며 "일례로 기존엔 특정 회사 장비만 사용하기 때문에 고장나면 수리하는 주체가 명확하지만, 여러 회사 장비를 연동해 사용하면 유지 보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가상화, 5G 확산에도 기여
홍 교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5G 확산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다양한 서비스에 맞춰 망을 구성하는 것이다.
홍 교수는 "5G가 LTE보다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성능이 확실히 체감되려면 B2B에서 많이 적용돼야 한다"며 "지금은 하나의 방식으로 다수 서비스를 처리하는 식이라 B2B로 확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각각 서비스 앱에 맞는 통신망을 구현하고, 과금도 이에 맞춰 책정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 교수는 이러한 오픈랜 기술 발전을 위해 이음 5G 주파수를 활용한 지능형공장 운영 서비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4.7㎓ 주파수를 활용하고, 유선 구간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기 위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연구하는 중이다.
실증 연구실에서는 모터 20개가 쉬지 않고 돌아간다. 모터는 가로 20cm, 세로 25cm 크기 무선신호처리부 장비와 5G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됐다. 소프트웨어로 이동통신 시스템을 구현했기 때문에 모터의 성능·상태 데이터가 무선으로 연결된 장비로 모인다.
홍 교수는 "이 데이터들은 AI로 분석해 고장을 진단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식으로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물류창고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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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랜 기술이 활성화되면 통신 장비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통신 장비 시장은 1위 사업자만 살아남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여러 회사 장비를 연동할 수 있는 오픈랜 특성 상 중소기업도 시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지금도 장비 시장 3위 사업자들 오픈랜과 관련해선 적극적인 기술 개발, 영업 활동을 하는 등 시장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