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성공···"우주경제 시대 성큼"

발사체 서비스 등 뉴스페이스 동참 역량 확인

과학입력 :2023/05/25 18:49    수정: 2023/05/26 05:37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우주경제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단지 발사체 성능 검증을 넘어 넘어 실제 쓰이는 실용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실제 고객을 태우고 인공위성 등 페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사체 고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누리호가 25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누리호는 앞으로 2027년까지 세번 더 발사하며 다수의 위성을 투입,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하우를 이전받아 체계종합기업 역할을 수행하는 등 민간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를 키우는 작업도 이어진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마무리되고, 이제 발사 및 위성 운용 경험을 쌓고 신뢰도를 높이는 고도화 사업이 이어지는 것이다.

손님 받을 준비 태세 확인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는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지에 가장 초점을 맞췄다. 당시 탑재된 위성은 성능검증위성과 KAIST 등 4개 대학의 큐브위성으로, 실제 쓰일 위성 발사를 의뢰받은 것이 아니라 누리호의 위성 운용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에 가까왔다.

하지만 이번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 등 실제 임무를 지닌 실용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가졌다. 본격적으로 '손님 받을'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서 누리호 3단에 탑재위성이 장착되고 있다(5월10일) (사진=항우연)

항우연 관계자는 "누리호 3차 발사는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 발사하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3차 발사 성공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나아가 직접 국내외 수요처에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까지 놓았다.

필요할 때, 우리 손으로 쏜다

이번에 누리호에 실린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도요샛은 자체 발사 역량 보유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영상레이더(SAR) 기능을 핵심으로 하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태양빛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여명-황혼 궤도'에 올라가야 한다. 

지난해 오후 4시에서 이번에 오후 6시 24분으로 발사 시간이 바뀐 것이 바로 이 발사 궤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발사체에 의뢰했다면, 이런 식의 조정은 쉽지 않았을 터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들이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 입고된 도요샛 위성에 대한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중이다. (사진=항우연)

도요샛 역시 지난해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보낼 계획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가 어려워져 누리호를 이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우주인터넷의 전략적 경제적 가치가 재확인되면서 우주인터넷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세계 소형위성 산업의 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이라, 발사체 서비스 역량 확보는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질서에 목소리 내자

자체 발사체로 페이로드를 실어보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새롭게 대두되는 우주 질서에 대한 국제 논의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위성인터넷과 발사 서비스, 우주 개척과 자원 개발, 안보와 국방 등 전방위에 걸쳐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주에서의 경제 활동과 안보, 국제 질서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체적으로 위성이나 탐사선 등을 실어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국가는 이같은 국제적 논의에서 낢의 입지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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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발사체와 누리호 비교 (자료=과기정통부)

우리나라는 앞으로 세 번에 걸쳐 더 누리호를 발사하며 한번에 발사하는 위성의 숫자를 늘여나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하며 민간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더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추력 100톤급 엔진 5기를 장착하고 10톤까지 우주화물을 실을 수 있는 로켓 개발을 목표로 하는 2조원 규모의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도 시작했다. 2032년을 목표로 하는 달 착륙선을 이 차세대 발사체에 싣는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