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가 물 산업 경쟁력의 원천…‘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 가보니

원스톱 지원 시스템 복합단지…108개 기업·133개실 입주

디지털경제입력 :2023/05/22 18:00    수정: 2023/05/22 21:56

# 지난 3월 말 기준, 108개 기업이 133개실에 입주해 입주율 94%를 달성했다. 2025년 100% 입주 목표를 사실상 조기 달성한 셈이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락에도 매출액과 수출액, 종사자 수가 늘어났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 이야기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블루 골드’라고 불리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물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진흥하기 위해 국내 물기업 경쟁력을 키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구축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에 14만5천㎡(약 4만4천평) 규모 용지에 국비 2천400억원을 들여 2016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조성한 물산업 전주기 지원 인프라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물융합연구센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워터캠퍼스 ▲홍보전시관 등 진흥시설과 실증화 시설로 구성된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연구동에서 연구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지상 4층 2개동으로 이뤄진 물융합연구센터는 연면적 1만1천956㎡에 실험분석실·임대연구실(35실), 실험실(33실)로 이뤄졌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홍보전시관과 한국환경공단 사무실, 임대사무실, 게스트하우스, 대관시설 등이 들어섰다. 4층 규모 워터캠퍼스에는 물인증기술원과 창업보육실, 강의실이 있다.

진흥시설에서는 물 기술과 관련 제품 사업화를 지원하고 산학연 융합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벤처기업 양성, 정보교류가 이뤄진다.

실증화 시설은 정수·하수·폐수·재이용 실증 플랜트와 수요자 설계구역, 종합관망시험시설로 구성됐다. 이곳에서는 실증 규모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맞춤형 연구개발을 할 수 있다. 특히 국제 수준의 성능평가와 인·검증 지원, 물기술·제품 사업화를 지원한다.

수요자설계구역은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이 자체 기술을 실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전기와 수도, 맞춤형 실험용수가 제공되고 실험이 끝난 폐수를 회수하는 장치도 갖췄다. 수요자설계구역에서 기업들은 기술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다.

이승주 한국환경공단 물산업전략처장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홍보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

이승주 한국환경공단 물산업전략처장은 “‘혁신을 선도하는 세계 물 산업의 중심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국내 물기업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부터 해외진출까지 물산업 전주기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 입주한 기업의 매출액은 2020년 6천462억원에서 2021년에는 41.4% 증가한 9천139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액은 2020년 490억원에서 2021년에는 16.5% 늘어난 570억원에 이르렀다. 종사자 수도 2천437명에서 3천명으로 23.1% 증가했다.

이 처장은 “2년 연속 클러스터에 입주한 69개사의 매출액은 2020년 5천530억원에서 2021년 6천7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입주기업들도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지원이 해외시장 개척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수요자설계구역에서 만난 이태욱 미드니 기술연구소 부장은 정수처리장치를 소개하며 클러스터 입주 후 성과를 설명했다. 미드니는 지난 2018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2020년에는 환경부의 혁신형 물기업에 선정됐다.

이태욱 미드니 기술연구소 부장이 정수처리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부장은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이 공동으로 제작한 통합형 정수처리장치는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캄보디아와도 수출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iPVC 상수도관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PPI의 이혜선 대표는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해 기술과 제품 개발, 기술 상용화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세계시장 개척을 목표로 대구공장도 건립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제 표준보다 내수압 강도가 30배 강한 100년 수명의 iPVC 상수도관을 개발했다”면서 “유럽 5위, 스페인 1위 기업인 스페인 GPF 기업에 iPVC 소재 및 제조기술을 수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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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선 PPI 파이프 대표가 PPI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실증플랜트 전경

실증플랜트도 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이다. 실증플랜트는 실증 규모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정수·하수·폐수·재이용수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종류의 원수를 공급해 맞춤형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박석훈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단장은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실적을 인정받는 것”이라며 “환경기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수의 경우 이곳에서 테스트한 물량의 10배 만큼을 실적으로 인정받고, 하수는 100배 만큼을 실적으로 인정받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