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이 여러 가상자산 거래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의 블록체인 P2E 게임 입법로비 주장 등이 국내 게임 및 IT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위정현 교수의 입법로비 주장은 여야 정치권과 게임사와 게임학회, 게임산업협회와 게임학회 갈등으로 확산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나선 각 기업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사안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떠나 사실 확인이 안된 의혹 제기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사업 행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몇몇 정치인과 학자가 유독 게임계에만 불법적인 입법로비 틀을 씌우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정부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타당성 검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누가 잘 못했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확인이 안된 의혹 제기로 어렵게 시작한 블록체인 게임 관련 연구용역이 좌초되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달 9일 국민이 제안한 민생정책 15건을 선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에 게임 관련 현안을 포함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은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 방안 연구 용역'에는 서버기술과 블록체인 기술 등 게임기술 발전 관련 사안과 NFT 활용 P2E 게임 문제점 및 선결과제 파급효과 항목이 담겨져 있다.
당시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는 수준의 발표였음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크게 반응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 받는 키워드이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 부제와 규제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관심을 보였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이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약 한달 만에 급반전했다. 블록체인을 대표하는 키워드인 가상자산과 관련된 정치 사안 탓이다. 블록체인 게임업계에서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국내외로 여러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권에서 시작된 가상자산 사안이 확산된다면 부정적인 입장으로 바뀔 여지가 있다"라며 "과거부터 현 정부까지 정부는 줄곧 게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 당시에도 이를 해결하고 개선해서 나아가자는 의지를 나타내기보다는 규제하고 닫아버리는 기조를 보였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또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보자던 시도 자체가 막힌다면 국내 게임산업은 글로벌 시장 4위권의 시장임에도 추락해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재홍 학회장은 "이번 사안은 정치적인 문제가 너무 강하다. 개인의 일탈행위가 로비 의혹을 타고 일파만파 커지는 모습이다"라며 "정치적인 문제를 게임과 엮어서 확산하는 것이 우려된다. 수출 위기 속에서 게임산업이 소방수 역할을 한다고 보는데 게임산업이 이번 문제로 발전 속도를 내지 못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안을 계기로 블록체인 P2E 게임 관련 법안이 마련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관련 법안이 없었던 게 문제 발생의 원인이 됐다는 시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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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이번 김남국 의원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많이 입법된 것으로 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은 오히려 이번 사태로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면서 "P2E 관련 입법로비 등으로 생긴 멍에는 게임업계가 소명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막연히 P2E 게임을 부정적으로 전망할 필요는 없다. 일각의 주장처럼 P2E와 확률형아이템이 결합하는 사례는 법안을 마련해서 금지하면 될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블록체인 게임, P2E 게임을 바다이야기와 비교하며 사행성을 강조하는데 이 둘을 비교할 일은 아니다"라며 "바다이야기는 2003년 벌어진 일이고 당시 여당의 아킬레스건이지 않나. 이를 다시 운운하며 P2E 게임을 거론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확률형아이템 정보 완전공개 내용을 담은 게임법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번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업계가 삼중고를 겪게 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