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전해질이 차세대 전지 성능 높인다

경기대-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반죽 형태 고상 전해질 개발"

과학입력 :2023/05/18 13:19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는 아연-공기 전지의 수명을 늘일 수 있는 반죽 형태의 고상 전해질을 개발했다. 

아연-공기 전지란 대기의 산소와 아연을 전극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이다. 수계 고상 전해질이란 물을 전해질로 하는 고체 상태의 이온 전도성을 띠는 물질을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경기대학교 박상윤 교수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전옥성·유영준 박사 공동연구팀이 아연-공기 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극한 환경에서 수명을 늘일 수 있는 반죽 형태의 고상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아연-공기 전지에 고상 전해질이 아닌 액상 전해질을 사용하면 전해질이 건조해지거나 외부로 흘러나오는 문제가 있다. 고상 전해질은 액상 전해질에 비해 이온전도도가 떨어지고, 아연-공기 전지가 갖는 개방형 공기극 구조 때문에 전해질 내 수분이 증발해 전지 수명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보습 효과가 커 수분을 유지할뿐 아니라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기도 하는 전해질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정형화된 형태의 전해질이 아니라 변형 가능한 반죽 형태의 고상 전해질을 단순한 혼합 공정을 통해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조해성과 형태 변형성을 지닌 반죽 형태의 고상 전해질의 대기 중에서의 상태 변화 및 제조 기술 (자료=경기대)

물 함량에 따라 겔화 정도가 달라지는 알긴산 나트륨 소재와 전도성 소재인 수산화칼륨을 혼합, 형태 변형이 가능하고 부착성이 좋은 반죽 형태 전해질을 제조했다. 

이 전해질은 공기극 촉매의 전기화학 반응 면적을 나타내는 삼상계면이 높다. 또 저습 환경에서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할 수 있으며, 이온전도도가 높고 계면 저항이 낮아 저온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상대습도가 20% 이하인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 수명 특성을 나타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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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윤 교수는 "이 연구는 고상 전해질 기반 아연-공기 전지의 고질적인 건조 문제와 전극-계면 저항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반죽 형태의 고상 전해질을 개발한 것"이라며 "웨어러블 전자 장치 같은 다양한 연구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5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