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반도체 인력 양성 정책을 마련한 것이 개인적으로 색깔을 지닌 정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장 아픔이 많고, 그만큼 면밀히 준비했던 것은 클라우드 분야였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 간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이끌 기틀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라며 기술 패권 경쟁에 대비한 전략기술 확보와 과학기술 국제협력 강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신질서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장관은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그는 "3%에 머물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을 올리려면 차별화된 인재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 봤다"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2개 대학이 팀을 이뤄 학부생 대상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대학교 3-4학년 학생이 직접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면 이를 공공기관이 싼 가격에 제조하고, 학생이 다시 측정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장관은 "반도체 출신이라 반도체만 챙긴다는 말 나올까봐 많이 알리진 못 했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분야 발전에도 힘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이 장관은 "이대로 가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관련 학회와 행사 등을 찾아다니며 전문가 의견을 구했다"라며 "역량을 가진 분들을 모아 컨소시엄을 이뤄 K클라우드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은 저전력 AI 반도체를 개발해 데이터센터에서 실증하는 사업으로 결실을 맺었다.
다만, '반도체 장관'이니 '클라우드 장관'이니 하는 별칭엔 부담을 느낀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런 것들을 장관 재임 중 대표 업적으로 삼으라는 조언도 들었으나, 그러면 후임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않나"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생산성 높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가 결국 모두 28㎓ 대역에서 철수한 것에는 아쉬움을 표하면서 "이 주파수 대역에서 성과를 보는 나라들도 있고, 6G 통신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부분이라 앞으로 이 분야에서 사업 가능한 사업자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선 "법제화가 자칫 우리 기업을 옥죄고 외국 플랫폼 기업만 자유롭게 발전하게 놔 두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라며 자율규제에 무게를 뒀다. 또 우주항공청이 연내 설립될 수 있도록 국회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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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과학기술이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부처 사이 칸막이를 낮춰 협력해야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출범 1년 간 주요 성과로 누리호와 다누리 성공, 국산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국가전략기술 육성, 디지털 질서의 국제사회 확산 등 10가지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