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나선 할리우드 작가 "생성AI 악용 부당거래 반대"

생성AI 악용한 작가 업무 축소·임금 하락 방지 대책 요구

컴퓨팅입력 :2023/05/07 08:58    수정: 2023/05/07 09:08

미국 할리우드 영화·방송업계 작가들이 악화된 업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들은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방송사의 불공정거래와 착취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

최근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작가조합(WGA)은 지난 3일 파업에 돌입하며 작가들의 처우와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파업 행렬 중인 미국 미국작가조합(이미지=미국작가조합)

이번 파업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생성AI다. 초기 기획부터 대본 완성까지 모든 과정에 작가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만 참여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여러 작품을 학습한 생성AI를 이용해 기본적인 구조나 초안을 만든 후 작가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이고 스크립트를 완성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방송사 등에서 전체 작업에서 참여한 비중이 줄어든 만큼 작가에게 할당되는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사례로 제시되는 것이 미니룸이다. 미니룸은 OTT 경쟁이 심화되며 콘텐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개발 관행이다.

소수의 작가 그룹을 섭외해 수 많은 종류의 스크립트를 만든 후 이중 적합한 것을 책정해 공식적인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정식 작가로 섭외한 것이 아니고 스크립트 당 2~3명 정도의 소규모 팀으로 이뤄져 소액으로 빠르게 콘텐츠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작가들은 OTT기업의 흥행 이후 콘텐츠 개발에 더 적은 인원이 투입되며, 평균 임금도 줄었다는 것이 WGA의 설명이다.

또한 AI코딩 보조도구의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반처럼 기존 작가의 작품을 거의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WGA측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 등 OTT 경쟁으로 인해 콘텐츠 시장은 급성장했지만 작가들의 처우와 노동환경은 악화됐다”며 “생성AI 도입 자체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이를 악용해 작가에게 더 불공정한 계약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전 제작, 제작 및 후반 작업 등 전 과정에 걸친 충분한 보상 보장 ▲TV 및 뉴미니어 등 모든 분야의 작가 업무 최소 보상 향상 ▲스트리밍 재방송 보상 추가 제공 ▲AI 및 유사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자료의 사용 규제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관련기사

영화 닥터스트레인지 등에 참여했던 로버트 카길 작가는 “우리는 생성AI나 관련 기술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AI가 우리를 대체할 것이란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가 잘해왔던 부분이 AI에게 주어지고 그만큼 작가의 역량을 평가절하하고 비용을 줄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오랫동안 할리우드에서 착취당하는 악명 높은 직업 중 하나였다”며 “특정 작가의 문체나 작성 방식 등을 배워서 활용한다면 더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문체를 학습하는 데이터셋에 비용을 제공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