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난 카카오…미래 먹거리 투자는 지속

1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55%↓…"경쟁력 낮은 사업 정리"

인터넷입력 :2023/05/04 16:36    수정: 2023/05/04 16:36

카카오 영업이익이 1년새 반토막났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과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사업 투자 등이 그 이유다. 

회사는 경쟁력 낮은 사업을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고, 주력 사업인 카카오톡 탭을 개편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투자에는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1조7천403억원, 영업이익은 55% 줄어든 711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당초 1천200억원 내외로 추정된 시장 전망치를 40% 이상 밑돌았다. 작년 데이터센터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다중화 조치, CAPEX(자본적지출) 증대가 영향을 끼쳤다.

1분기 영업비용은 1조6천69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이중 외주·인프라비(2천420억원)와 상각비(1천503억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순서대로 18%, 15% 증가했다. 기계장치와 건설 중인 자산 등 유형자산 투자금은 647억원, 콘텐츠를 비롯한 무형자산 투자금은 31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랫폼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 증가한 9천64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톡비즈 매출은 5천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났지만, 포털 다음(DAUM)을 비롯해 카카오스토리·스타일 등 사업이 포함된 포털비즈 매출이 전년 1분기 대비 27% 감소한 836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카카오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다음 서비스만의 목표를 수립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음 CIC 대표는 황유지 현 다음사업부문장이 맡으며, 15일 설립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광고주들의 보수적인 마케팅 기조가 계속돼, 비즈보드 매출은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며 “메시지 비즈니스는 비용 대비 고효율 광고 상품 특성이 부각되면서 성장세를 시현했다”고 말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7천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1분기 음악 매출은 1년간 13% 늘어난 2천320억원을 기록했지만, 스토리(2천286억원)와 미디어(677억원) 부문의 경우 작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순서대로 5%, 10% 내림세를 보였다.

회사는 절반 이상 쪼그라든 영업이익 개선 과제를 떠안게 됐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대표는 “AI를 비롯한 ‘뉴 이니셔티브’ 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를 단행하면서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브레인·헬스케어 등 회사 성장동력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곧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회사는 클라우드와 AI,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 배재현 대표는 “AI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관련 전략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올해 뉴 이니셔티브 영업손실은 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 대표는 “AI 투자비용은 올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 카카오톡 내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우상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카카오와 공동체 전반적으로 비용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하는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손익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뉴 이니셔티브 성과는 하반기 서비스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 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한 후 모델을 고도화해 하반기 파라미터(매개변수)가 확장된 '코지피티 2.0'을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 2.0‘은 이달 내 선보여 이미지와 언어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헬스케어의 경우, 의료기관 보유 임상데이터와 의무 기록들을 표준·디지털화해 연구기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제품을 2분기 선보일 계획이다. 또 당뇨병 환자와 혈당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속 혈당 측정기와 연동된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거나, 식이요법 등을 제한하는 플랫폼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캐시카우인 카카오톡에도 변화를 줘, 이익 개선에 나선다. 오픈채팅을 세 번째 탭으로 배치해 이용 접근성을 확대하고, 추가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방향이다. 홍 대표는 “그간 발견이 어려웠던 오픈채팅을 이달 중 개편할 것”이라며 “오픈채팅은 카카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 허브이다. 관심사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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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탭 업데이트와 대중성 있는 신규 채팅 기능 역시 도입한다. 홍 대표는 “프로필에 업데이트한 친구, 공감버튼, 이모티콘 활용 등을 추가하면서, 이용자 트래픽과 활동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개편해, 작년 말 기준 2천200만명가량 (친구 탭) 하루 이용자수는 연말까지 4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 손익은 2분기부터 반영된다. 배 대표는 SM 시너지에 대해, “음악 사업 인프라 강화와 AI, 가상인간 등 미래 산업을 비롯한 2차 지식재산권(IP) 사업다각화, 그리고 음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양사가 그간 내재화한 자산들과 사업 강점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K팝’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