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인공지능(AI) 역할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AI로 만든 정치 슬로건을 비롯한 이미지, 영상이 유권자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내용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정치 분야에는 눈에 띄는 AI 기술 이용 규칙이 없다. 선거 캠페인을 비롯한 정치 전략가들은 AI를 자유롭게 활용해 목표 유권자를 효율적으로 모으고 정치 메시지를 전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기회를 가진 셈이다.
미국 컨퍼전스미디어 톰 뉴하우스 디지털마케팅 부사장은 "2008년과 2012년이 페이스북 선거였다면 내년은 AI 선거일 것"이라며 "전보다 훨씬 더 파격적이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미국은 이미 AI 기술로 선거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달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관련한 정치 광고 영상까지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대통령 반대당인 공화당은 바이든 재선 선언 방해에 나섰다. 공화당은 생성AI로 "조 바이든이 당선된다면?"이란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퍼뜨렸다. 이 영상은 암울하고 어두운 배경으로 이뤄진 미국 사회 풍경을 담았다. 조 바이든 연임은 미국을 실업, 전쟁, 국제 갈등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의도를 표현했다.
공화당 관계자는 "이 영상은 100% 이미지 생성AI 도구인 '미드저니'와 '달리-2'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공식 선거 운동에 실제 영상만을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AI로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임을 암시한 셈이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AI가 유권자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악시오스를 통해 밝혔다. 특히 선거 운동 관계자들이 AI로 유권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예를 들어, 상대 후보에 대한 틀린 정보나 조롱 등을 AI 음성, 이미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순식간에 퍼뜨릴 수 있다. 또 허위 정보도 전보다 퍼질 위험성이 더 커졌다.
뉴하우스 부사장은 "특히 선거 직전인 내년 10월에 AI로 만든 허위 정보가 쏟아질 것이다"며 "이는 투표 결과를 막판에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내년 11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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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I 기술은 정치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선거 캠페인단은 AI를 활용해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 AI는 유권자 데이터를 자동 수집, 분석해 맞춤형 정치 메시지를 직접 작성, 발송할 수 있다.
딥페이크나 가짜 정보가 인터넷에 돌아다닐 경우, AI가 이를 식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중앙대 최종원 영상학과 교수는 이달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딥페이크로 인해 가짜뉴스·이미지 생성이 늘었다"며 "더 정밀한 판별 AI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방지하려 노력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