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친 현대차·기아, 1분기 실적 쌍끌이…"토요타 넘었다"

영업이익 6조원 넘어 사상 최대…"토요타 실적 예상치보다 높아"

디지털경제입력 :2023/04/26 16:48    수정: 2023/04/27 08:54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업계에서 예측한 분기 실적을 훨씬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양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만 6조원을 뛰어넘으면서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를 추월할 가능성도 보인다.

양사가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반도체 수급으로 인한 재고 이슈에도 적게 팔고 많이 남기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전략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기아는 26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9.1% 오른 23조6천90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9% 증가한 2조8천740억원을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는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는데, 올 1분기 또다시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업계의 예측을 깨뜨렸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2.1%로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7.3%), GM(6.2%), 토요타(5.3%)와 큰 차이를 벌렸고 전날 발표한 현대차의 9.5%, BMW의 9.8%보다 높아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시장이 예측한 바를 뛰어넘은 실적을 보여줬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조7천787억원, 3조5천927억원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실적치는 업계의 예측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당초 업계가 전망한 영업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 집계되면서 앞으로 남은 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면 긍정적 환율 효과는 2분기도 이어질 것”이라며 “1분기 판매량을 봤을 때 연간 판매대수가 가이던스(예상 전망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이 정상화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전히 판매자 우위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차량 판매량은 각각 102만1천712대, 76만8천251대다. 양사가 합치면 178만9천963대로 통상 차량 판매 성수기로 치는 2분기 판매량이 기대된다고 업계는 보고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분기 판매 성수기 진입과 함께 업체 간 판촉 경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별화된 인센티브 및 가격 정책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 참가 (사진=기아)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올해 목표 판매대수는 750만대다. 지난해 1천48만3천대를 판매한 글로벌 1위 업체인 토요타 판매량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다만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 920만대로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는데, 1분기 판매량만 본다면 올해 900만대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가 토요타를 목전에 둔 시그널을 보였다. 공식 발표 전인 토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천93억9천990만엔(약 5조980억원)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조4천667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대수는 낮지만,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이유는 적게 팔고 많이 남기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전략이 유효했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판매대수도 높아지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천48만3천대를 판매해 1위 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현대차그룹은 848만1천대로 3위였다. 올해 1~2월 토요타는 165만2천223대, 현대차·기아가 112만6천973대를 팔아 52만대 격차로 줄어들었다. 고부가가치 전략은 판매대수가 높아질수록 이익률도 덩달아 오르는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 같은 실적 상승에는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 외부 영향도 있었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환경규제 강화와 전동화 등 시장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한 차종 확대, 글로벌에서 손꼽는 속도의 전동화 전환, 고급차 시장 진출로 선택지 다양화 등이 효과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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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생산 및 판매를 최적화하고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며 “판매 성수기 진입과 강한 수요 지속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오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