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시행 R&D과제 매년 7만개···연구데이터 잘 활용해야"

정필모 의원 24일 국회서 관련 토론회 주최...국내외 현황 및 입법 필요성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23/04/24 22:22

'국가R&D 연구데이터 관리·활용 법제화 추진을 위한 토론회'가 2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필모 의원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는 정 의원과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고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국내외 연구환경은 연구데이터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연구과제의 경우 연구과정에서 생성한 연구실험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데이터관리체계(DMP) 제도를 도입하고, 이듬해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국가R&D 연구데이터를 국가 중요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출연연 중 한 곳인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인 '데이터온(dataon)'을 2020년 1월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등 연구현장에서 연구데이터 관리 인식 수준이 아직 낮고, 연구데이터 관련 규범도 과기정통부 고시 수준에 그쳐, 국가 차원 관리가 어려워 국가R&D사업을 통해 생산한 수많은 연구데이터가 연구 종료 후 활용되지 못하거나 연구자가 개인적으로 저장, 보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게 정필모 의원 판단이다. 정 의원이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이유다.

정필모 의원이 24일 국회서 열린 국가R&D 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법제화 추진을 위한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축사에서 "국가자산이자 과학기술 원천인 연구데이터가 잊혀지거나 소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후속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연구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개방형 연구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며 입법화를 강조했다.

행사 토론자로 나온 최미정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분석과장은 관련 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출연연과 대학이 보유한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패 사례보다는 논문이나 특허 등 연구성과로 인정받은 것을 플랫폼화하는데 더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과장은 연구 데이터 공유도 중요하지만 유출 문제도 있다면서 사안에 따라 일정 기간 공유하지 않는 것도 준비법안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가가 시행하는 과제가 매년 7만개 정도 된다면서 "현재 출연연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자율적으로, 혹은 저장소를 내부에 운영하는 등 잘 운영하고 있어 최소한의 지침(가이드)만 주려한다"면서 "출연연에 비해 대학은 아직 갈 길이 멀어 어느 정도 가이드를 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미정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분석과장이 패너 토론을 하고 있다.

김민수 KAIST 학술문화원장 등 토론 패널들은 연구개발 데이터가 보다 잘 수집, 활용되려면 이의 주체인 연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와 관련해 김 원장은 미국을 예로 들며 "단순히 금전 보상과 평가시 높은 점수를 주는게 아니라 연구자들이 국가데이터 플랫폼에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종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데이터센터장 역시 연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조하며 데이터의 품질 문제도 지적했다. "단순히 관리 및 저장이 아니라 (연구데이터가) 미래 세대가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야 한다"면서 "바이오나 소재 분야는 잘 관리 되고 있는데 다른 분야는 어떤지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 제정시 연구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연구데이터 공유와 재사용에 대해 오랫동안 탐구해왔다면서 "활용 가능한, 재사용이 가능한 데이터가 공유돼야 한다. 또 데이터 생애주기를 고려한 데이터 재사용을 지원하는 제도와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행사에서 주제발표를 한 최광남 KISTI 본부장은 연구데이터 관리, 활용 동향과 제정법 필요성을 제기하며 ▲연구 분야의 전문 분야에서 연구데이터 생성과 관리가 중요(활용가능한 형태로 관리 및 가공)하며 ▲연구데이터 통합 관리에 따른 융합 연구 활성화로 거대과학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으며 ▲연구데이터플랫폼의 페어 정책과 표준, 상호운용성 관점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데이터가 다양하게 정의되지만 연구 전주기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공통적이라고 짚은 그는 "실물데이터, 관측 데이터, 시뮬레이션 데이터, 파생 데이터, 창조 데이터, 조사 데이터 등 연구 데이터 종류가 많다"고 들려줬다.

세계적 흐름인 오픈 사이언스에 대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연구의 전 과정을 보다 개방적으로 전환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말한다"면서 "KISTI가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온'을 통해 1300만건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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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구데이터 법제 국내외 동향 및 쟁점을 발표한 김권일 STEPI 부연구위원은 "연구데이터를 법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지만 그 조항이 1,2개에 불과, 사실상 법률로 만든 나라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대통령 지침으로 이를 관리, 범 행정부에 효력이 미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구속력이 없는 고시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일본은 연구데이터와 관리데이터로 구분, 연구데이터는 공개하고 관리데이터는 비공개로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연구데이터를 다루는 입법에 대해 형식과 내용, 필요성 등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연구데이터 정의 및 범위, 관리 체계, 공개 및 이용 수준, 연구기관과 분야별 센터 및 플랫폼의 역할 등이 법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와 발표자, 패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