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한 번쯤 CFK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CFK는 과거 다양한 해외 콘솔게임을 퍼블리싱하는 회사였다. 특히 수요 자체는 적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B급 게임을 한국어로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CFK는 최근 국내외 중소 및 인디 개발사와 적극적으로 협업을 이어가면서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스타, AGF, BIC, 버닝비버 등 국내 게임쇼를 넘어 도쿄게임쇼와 같은 해외 게임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2022 지스타에서는 BTC 부스에 참가해 SK브로드밴드(SKB)의 올인원 플레이박스인 'Playz'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멀티 플랫폼에 대응하는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3일 성수역 인근에 위치한 CFK 사무실에서 구창식 대표, 박일용 본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구창식 대표는 "게임 시장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해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전달하고, 개발자들의 성과를 높여갈 수 있도록 꾸준히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FK는 2003년 사이버프론트제넥스코리아로 시작한 회사로 초창기부터 콘솔 중심의 퍼블리싱 비즈니스를 꾸준히 진행했다.
구창식 대표는 "처음 시작은 일본 게임제작사 사이버프론트의 한국 지사였지만, 본사 도움 없이도 꾸준히 게임을 수급했다"며 "2013년 사이버프론트가 문을 닫으면서 독자노선을 걸어왔고, 2016년 CFK로 사명을 바꿨다"고 말했다.
박일용 본부장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게임이 실물 패키지로 출시됐다. 우리는 닌텐도 DS, 닌텐도 3DS, 플레이스테이션2·3, PSP 등 다양한 콘솔에 맞는 다양한 게임을 퍼블리싱해왔다"며 "그런데 2010년대 후반부터 국내 게임 패키지 유통시장이 점점 축소됐고, 조금씩 다운로드 분야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부터는 우리도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한정돼있으니,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운로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CFK 사업방향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과 달리 콘솔 시장에서도 인디 및 중소개발사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면서, CFK는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구창식 대표는 "사실 돌이켜보면 과거 프린세스 메이커나 원더보이와 같은 게임들도 인디게임의 형태였다"며 "이러한 게임이 하나 성공하면 오랫동안 활용 가능한 지식재산권(IP)으로 남게 되는데, 우리도 국내 개발사들과 함께 협력해서 이러한 씨앗을 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국내에도 중소게임을 대상으로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업체가 여럿 있다. 구창식 대표는 "다른 회사들도 좋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포팅 능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팅은 특정 플랫폼에 출시된 게임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행위를 뜻한다. 예를 들면, 모바일로 출시된 게임을 닌텐도 스위치, PC플랫폼 스팀 등으로 출시해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이다.
구창식 대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개발사를 만나면 '우리가 그동안 해온 노하우를 통해 PC와 모바일 게임을 콘솔로 포팅할 수 있다'고 어필을 해왔다"면서 "당시에는 '포팅이 뭐냐'는 반응부터 '실제로 그게 가능하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먼저 우리 측에 포팅 의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현재 단순 포팅뿐 아니라 성우 목소리를 이식하거나 그래픽 키 비주얼을 더 나은 방식으로 교체하는 등 업그레이드도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개발자들은 개발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부분은 우리가 모두 컨트롤해서 협력사 부담을 덜어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일용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1년에 서너 작품을 콘솔로 출시하는 개발사는 직접 포팅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포팅을 위한 R&D가 상당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면서 "다만 2년에 한 두 작품씩 콘솔을 출시하는 경우 우리와 협력을 한다면 연구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예상했다.
CFK는 협력사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도 포함된다. 박일용 본부장은 "모객과 비즈니스 모델(BM)이 흥행을 판가름하는 모바일 게임과 달리, 패키지 게임은 입소문과 리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오랫동안 회사를 운영한 만큼 우리는 해외 유수 게임전문 매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패미통, 그리고 메타크리틱과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중요성도 높아졌는데, 스트리머와 유튜버에게도 게임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어떤 스트리머가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흥행이 판가름 난다"며 "우리가 화려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할 수는 없지만, 이용자와 협력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시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CFK와 협력한 작품 가운데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도 점점 늘고 있다. 구창식 대표는 "초기부터 협력한 '길고양이 이야기', 리듬게임 '식스타게이트', 항아리 게임류의 '스마일호' 등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또한 '닌자일섬', '비포 더 나이트', '썸썸 편의점'과 같은 게임도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SKB와의 협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구창식 대표는 "지난해 봄부터 얘기가 시작됐다. SKB가 기존의 BTV가 아닌 새 플랫폼을 런칭했는데, 게임 사업을 같이 할 CP를 찾고 있었다"면서 "이제 발걸음을 뗐고, 도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개발사에도 이 플랫폼을 알리고 있고 확대하자고 말하고 있고, 우리는 콘텐츠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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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FK는 포팅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박일용 본부장은 "그동안 퍼블리싱을 하면서 우리의 포팅 역량을 높이고, 이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우리가 포팅 허브가 돼 콘솔 출시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중소 규모 및 인디개발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창식 대표는 "대다수의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자기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는 콘솔 게임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하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콘솔 도전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는데, 우리가 이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