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 공포 '김포골드라인' 타보니..."깔릴까 두려움"

7시40분~8시30분 최악 밀집…"밀리며 타고 내리다 깔릴까 두려움"

생활입력 :2023/04/14 10:29

온라인이슈팀

"오죽하면 (골드라인인데)골병라인이란 말까지 생겼겠어요?"

14일 오전 출근길 경기 김포시 풍무동 김포골드라인의 풍무역(김포공항 행)~김포공항역 각 승강장에선 여느 때같이 '지옥철' 오명을 뒤집어쓴 풍경이 일어났다.

14일 오전 7시께 경기 김포시 풍무역~김포공항역(김포공항행) 승강장들은 만원 승객으로 승하차조차 힘겹다. 한 역에서 승객들이 하차하는 모습.2023.4.14/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본격적인 출근길 대란은 오전 7시40분~8시30분 정점을 찍지만, 그보다 앞선 오전 6시40분쯤부터 풍무역에서 마주한 2량은 앞선 역에서 승차한 승객들로 이미 만석이었다.

특히 최근 대단지 분양이 있던 풍무역사에 탑승 승객들이 더욱 늘면서 5분인 배차 간격이 무색할 정도였다. 5분만에 2량 4개문 앞에 대기 줄 인원만 대략 60~70여명. 오전 6시48분부터 5분간격으로 전동차는 잇따라 정차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량은 점점 더 가득 찼고 풍무역사에서 탑승하려는 승객들은 늘어만 갔다.

환승역인 김포공항역 바로 직전인 고촌역은 이루 말할 것도 없었다. 최고 혼잡시간대인 오전 7시40분께엔 이미 승객들로 가득찬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몰려든 승객 중 단 5~6명만이 한발 한발 밀고 밀어 간신히 차량에 탑승했다.

1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에서 시민들이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전동차 유리창은 좁아 터진 공간 안에서 숨쉬기 힘든 승객들의 모습을 반영하듯 입김으로 뿌옇게 변한 상태. 간신히 그 너머 보이는 승객들은 역에 정차할 때마다 잇따라 비집고 들어오는 승객들 탓에 숨이 조여올까봐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40대 남성 승객 A씨는 "2019년 골드라인 개통 때부터 풍무역에서 출근을 해왔다"며 "이미 만차인 차량을 비집고 들어가면 안쪽 승객들의 싫어하는 소리, 비명소리가 들리는 데 애써 외면하고 탈 때마다 미안하고 타고 나면 비좁아 터진 공간에서 마찬가지로 소리조차 못내고 불편을 겪어야 하고 출퇴근길이 지옥"이라고 전했다.

오전 7시16분께 고촌역. 승강장에 5~6명 줄지어 서 있는 그 맨 뒤에 서면 운이 좋으면 두번만에 겨우 차량에 탑승할 수 있다. 김포공항역까지 걸린 시간은 단 5~6분. 계속해서 밀려오는 승객들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줄인 상태에서 가슴은 조여왔고, 숨쉬기가 곤란했다.

오래 전부터 탑승했던 승객들이나, 승강장에서 승객들의 탑승을 돕는 도우미들이 실신 승객을 목격하는 것은 빈번한 일이었다.

40대 여성 승객 B씨는 "고촌역에서 골드라인 개통 때부터 타왔는데, 숨쉬기 곤란해 실신하는 승객들을 다수 봤다"고 말했다. 또 70대 도우미 C씨는 "올 1월부터 일을 하고 있는데, 바로 전날에도 한 여성이 다른 남성 승객이 가슴을 눌러 숨쉬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며 탑승하자마자 차량에서 내린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오전 7시10분부터 8시30분까지 이 지옥이 이어진다"고 했다.

1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에서 시민들이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종점인 김포공항역은 각 역마다 잇따라 탑승한 승객들이 하차하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때야말로 비로소 숨이 터지며 숨을 돌리나 했건만, 바로 문 앞에 서 있던 승객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밀려 넘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들이 잇따라 펼쳐졌다.

60대 여성 승객 D씨는 "뒤에서 막 미는 힘 탓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며 "중심을 겨우 잡아서 다행이었지만, 이태원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실감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했다. 이어 "김포골드라인은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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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발생한 김포골드라인의 실신사고는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포골드라인은 정원의 2.15배를 태우고 있고, 높은 혼잡도에 이어 실신사고가 잇따르자 열차 추가 편성이 예정된 상태다. 또 김포시는 골드라인의 여건 개선을 위해 직영화 전환을 검토 중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