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 영업이익 6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 불황에 따른 '어닝 쇼크'로 파악된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 5천93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기 대비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86% 각각 감소한 수치다. 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 각각 감소했다.
이번 잠정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보다 하회하는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 매출 64조2천12억원, 영업이익 1조1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 또한 3월 중순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된 전망치였다.
분기 매출 70조원대 기록도 깨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 3분기 매출 73조9천800억원으로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6분기 연속 매출 70조원대를 달성해 왔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 원인은 반도체(DS) 부문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4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 적자전환 한다고 전망해 왔다. 최소 1조9천60억원(현대차증권), 4조1천250억원(다올투자증권), 최대 4조4천710억원(대신증권) 영업 적자로 전망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기조는 동일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라며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가 감소했고,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보다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스템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보다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의 감산에 동참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계는 감산과 투자 축소 결정에도, 삼성전자는 감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는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고,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그로스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며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하에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기존 공장의 효율화 작업을 통해 마이너스 7% 수준의 자연 감산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평택 3공장 및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인해서 재차 상승 전환될 전망이다"며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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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도체 불황에 따른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으로 이 시각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4.33%(2천700원) 상승한 6만5천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