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6세대 OLED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애플의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노트북용 패널 신규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일 2026년까지 IT용 8.6세대 OLED 제조시설에 4조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 1위에 이어 태블릿, 노트북용 OLED 시장에서도 1위를 목표로 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LCD 생산 종료로 현재 비어 있는 충남 아산캠퍼스 내 L8-2 라인을 활용할 예정이다. 라인 세팅은 내년 하반기에 이뤄지고, 신뢰성 평가를 2025년에 진행한 뒤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7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8.6세대 OLED 패널 고객사로는 애플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애플의 첫 번째 OLED 스마트폰부터 패널을 납품했고, 전체 중 70%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 왔다. 애플은 내년 출시할 10.9형과 12.9형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 OLED 패널을 처음으로 탑재하고, 2025년부터는 맥북으로 OLED 탑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OLED 태블릿과 노트북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라인에서는 북미 고객사의 노트북이 생산될 예정이다"라며 애플에 대한 물량 공급을 암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6세대 A3라인에서 아이패드용 OLED를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8.6세대 OLED 제조시설에서 아이패드 물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6세대급 설비에서는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연간 약 450만장 생산할 수 있었다면, 8.6세대 설비에서 양산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 연 1000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IT용 OLED 패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은 OLED 디스플레이 채택 비중이 40%를 넘었지만, 노트북 PC와 태블릿 등 IT 기기는 아직까지 LCD 패널 장착 비중이 95%에 달해 OLED 전환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애플이 내년 아이패드에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이후, 전체 태블릿 시장은 OLED로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IT용 OLED 시장은 2022년 950만대에서 2027년에는 4880만대로 연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전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OLED 패널을 적용한 비중은 2022년 8%에서 2024년 2분기 15%로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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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 투자를 진행하게 되면서 LG디스플레이와 BOE도 투자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BOE는 지난 4일 쓰촨성 성두 지역 B16 공장에 2026년 말 양산을 목표로 신규 8.6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월간 목표 생산능력은 1만5000장이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부터 IT용 OLE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규하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아이패드와 맥북 등 신규 OLED 기기 납품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원가 측면에서 유리한 8세대 라인 투자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