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보업 보험손익 1.8조원 적자

저축성보험 판매 의존 탓에 영업비용 지출 커져

금융입력 :2023/04/04 11:37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의 보험영업손익이 2021년과 비교해 80% 가까이 떨어졌다. 그동안 국내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며 외형을 키웠는데, 고금리 시대에 만기가 도래하는 사례가 들어나며 지출비용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으로도 생보사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신용평가는 '2022년 4분기 기준 생명보험 재무상태표'를 공개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 등 국내 보험사 총 보험손익은 1조8천579억원 적자로 2021년 대비 1조4천731억원 악화됐다.

(사진=픽사베이)

생명보험에서 손익은 영업수익인 보험료수입과 자산운용수입에서 영업비용인 보험관련 지급금 및 자산운용비용을 차감한 결과로 보험영업활동과 자산운용성과 등 경영성과의 측정수단으로 활용된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업계 1등 삼성생명의 보험영업손익은 6천751억원 적자로 전년 대비 6천49억원 악화됐다. 같은기간 교보생명 역시 전년 대비 795억원 감소한 726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생명 영업손익은 4천535억원 적자로 전년 대비 2461억원 떨어졌다. 신한라이프는 1천763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천302억원 악화됐다.

이 밖에 NH농협생명, 흥국생명, 한화생명의 보험영업손익은 각각 전년 대비 2천461억원, 1천603억원, 607억원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KB라이프의 보험손익은 466억원으로 2021년보다 15억원 감소했지만 국내 생보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생보업 전반의 보험손익이 악화된 이유는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급증으로 보험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보업 전체 보험영업비용은 2021년까지 8조원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1조3천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했을 때 3조239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판매규모는 2021년 대비 39.2%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랐다”며 “이 시기에 생보사의 주력 상품이였던 저축성보험 만기가 도래하면서 영업비용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생보사의 낮은 성장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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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정원하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민간소비 여력이 위축됨에 따라 신규가입 수요는 감소 추세”라며 “생명보험업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보험료 유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약환급금 부담이 증가하면서 운용자산 증가세 역시 과거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