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임기를 마친 안형환 부위원장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우리 방통위 직원들의 현재 마음이라 생각한다”며 “직원들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떠나지만, 또 현재의 어려움이 극복되고 조만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형환 부위원장은 30일 상임위원 임기를 마치면서 방통위 기자실을 찾아 “3년이란 임기가, 세월이 참 빠르게 흘렀고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에는 이미 벚꽃이 폈다”면서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고사성어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부터 방통위를 대상으로 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수사 이첩, 반복되는 압수수색과 국과장 인사의 구속, 이례적인 국무조정실 감찰 등에 이어 방통위원장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조직 안팎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안 부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임기를 마치고 떠내게 된 점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방통위 직원들을 격려하는 뜻을 전했다.
그는 “방통위 직원들은 우리 어려움 극복하고 국민의 공복의 자세로서 국민만 바라보는 마음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궁하면 통한다고 하는데, 우리 위원회 상황이 궁한 상황에 몰려 있지만 이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통위 직원들의 열정을 믿는다”면서 “고난을 극복하고 국가와 방송통신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기 시작할 때 와서 마스크를 벗을 때 떠나게 됐다”며 “(거리두기 등으로) 사무처 직원들과 많은 접촉을 못한 것이 아쉽지만 맺은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직원을 격려하는 뜻과 함께 상임위원으로 지내면서 정책 추진 면에서 아쉬웠던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 부위원장은 “방통위에 처음 올 때는 방송통신 산업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했는데 충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남는다”며 “방송통신 시장에서 규제를 개선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정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점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방송을 과도하게 언론으로 보고 있는 것인데, 미디어 산업으로도 봐야 한다고 본다”며 “언론으로만 보니까 정책을 보고 네 편이니 내 편이니 같은 해석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안 부위원장은 또 “방송을 언론을 넘어서 미디어 산업으로 봐 줄 것을 정치권과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부탁드린다”며 “방송 미디어 통신이 전 세계에서 급변하는데, 국내에선 과도하게 정치화시켜 발목이 잡혀 있다. 산업을 위한 법제도가 통과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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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통위 부위원장직은 김효재 상임위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부위원장은 상임위원 간에 호선으로 정하는데 방통위 관례에 따르면 여야는 3년을 절반으로 나눠 맡고 있다.
앞서 4기 방통위에서는 전반기에 허욱 전 상임위원이, 후반기에는 김석진 전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석진 전 위원이 임기를 마친 이후에는 표철수 전 위원이 부위원장직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