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이 종착지를 향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한국도 경기 하방압력과 경착륙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23일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많아야 한번 인상할 것”이라며 “5월 FOMC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0%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 금리(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p) 높은 4.75~5.00%로 올렸다. 3월 FOMC 참석 위원이 전망한 올해 말 최종금리 예상치는 5.0~5.25%(중간값 5.1%) 수준으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초 시장에선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이 앞선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자리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며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든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폐쇄,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등이 발생하며 FOMC 참석 위원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성명에서 “시장이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서상영 연구원은 “고금리가 유지되는 시대의 경기 충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서 연구원은 “2021년 여름 이후부터 경기가 위축됐기 때문에 최근 SVB 사태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시장은 갈수록 연준의 통화정책에 집중하기 보다는 경기 하방압력과 경착륙 충격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 연구원은 “SVB 사태 영향 등으로 은행시스템 이상징후가 당장 한국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IMF 사태 이후 금융제가 강화됐고 각 금융사의 체력도 아직은 견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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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영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최근 수출실적도 부진하고 내수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4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경제지표가 오는 2분기까지 둔화될 것”이라며 “6월 이후 다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