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합성 후 남은 촉매 찌거기, 반응 촉진에 재활용한다

KIST, 하버-보슈법 대비 에너지 26% 절감 기술 개발···컴퓨터 시뮬레이션 활용

과학입력 :2023/03/21 14:12

암모니아 합성 후 남는 촉매 찌꺼끼는 이후 합성 공정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국내 연구진이 이 찌꺼기로 도리어 촉매 반응을 촉진하는 방법을 찾았다. 수소 에너지의 핵심 물질이지만, 합성에 많은 에너지가 드는 암모니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기존 하버-보슈법보다 에너지를 26% 줄일 수 있는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합성 촉매를 개발했다.

암모니아(NH3)는 비료의 주원료로 쓰이는 등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수소 저장밀도가 높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최근엔 친환경 수소에너지 핵심 물질로도 주목받는다.

그러나 암모니아 생산 공정인 하버-보슈법은 400-500˚C의 높은 온도와 100-300기압의 압력 하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여 에너지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이 많다. 상온상압에서 전기화학적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투입 에너지 대비 생산량이 적은 상황이다.

금속화합물 촉매의 경우 금속 물질과 탄소유기물질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촉매 물질을 합성하는데, 기존 연구들에선 촉매 합성 후 금속 표면에 남은 탄소유기물질 때문에 촉매 성능이 저하됐다.

한상수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심욱 교수, 경희대 유태경 교수 공동연구팀은 촉매 표면의 탄소유기물질을 제거하는 대신 반대로 이 탄소유기물질을 이용해 촉매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계산과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했다.

TU-NiS 촉매의 형태와 전기화학적 질소 환원 효율 (자료=과기정통부)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황화물계 촉매에 탄소유기물질인 티오요소(Thiourea)를 조촉매로 사용하면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합성 촉매 성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조촉매는 촉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쓰는 물질로, 단독으로는 촉매의 기능을 하지 못 한다.

티오요소를 니켈(Ni) 전극과 반응시켜 황화니켈(NiS) 촉매를 합성했고, 이 촉매는 기존 황화물계 촉매들과 비교했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의 촉매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티오요소는 황화니켈 촉매 표면에서 전기화학반응 동안 그 자체가 암모니아로 변환되기도 하며, 동시에 암모니아 변환 후 남아있는 탄소(C)는 촉매 표면에서 새로운 암모니아 생산을 촉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함을 발견했다. 개발된 촉매는 50시간 연속 사용해도 안정적으로 촉매 성능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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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iS의 전기촉매 NRR 시간별 15N/14N 비율(왼쪽)과 표면 암모니아 합성 경로 개략도(오른쪽) (자료=과기정통부)

한상수 센터장은 "개발된 촉매는 성능도 우수하지만 저렴한 원료를 기반으로 쉽게 제조가 가능해 향후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촉매 소재 개발의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과 소재연구데이터플랫폼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학술지 '어플라이드 캐털리시스 B: 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