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게임용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부문을 이끌고 있는 필 스펜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승인될 경우 내년에 게임용 앱스토어를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X박스와 관련 콘텐츠를 원하는 우리 뿐 아니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750억 달러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EU를 비롯한 주요 나라들에서는 두 회사 합병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되는 지 여부에 대해 심사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는 X박스 콘솔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콜오브듀티를 비롯한 인기 게임 개발사를 손에 넣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개발사인 소니가 두 회사 합병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스펜서 부사장은 두 회사 합병이 오히려 시장 경쟁을 더 활성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최대 플랫폼인 스마트폰은 애플과 구글이 과점하고 있다”면서 “두 회사 합병이 이 시장에 더 많은 경쟁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이 없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겐 큰 구멍이라면서 이를 메우기 위해선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펜서는 애플과 구글이 과점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X박스 모바일 스토어로 이용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콜오브듀티 모바일, 디아블로 같은 인기 게임 타이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시장 경쟁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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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EU의 디지털시장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디지털시장법은 애플, 구글 같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문지기'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규제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법이다. 2024년 3월부터 EU에서 디지털시장법이 발효될 경우 애플, 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 사업자들은 다른 회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만 한다.
스펜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바로 디지털시장법이 규정하는 것을 하려는 것이다”면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