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우리 몸의 등쪽에 있는 강낭콩 모양의 장기이다. 우리 몸 속 노폐물과 잉여수분을 소변으로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나트륨‧칼륨‧칼슘 등 대사에 필요한 전해질 농도를 늘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게 해 준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이 망가져 기능들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말한다. 노폐물은 걸러지지 않아 계속해서 몸 속에 쌓이고 수분과 전해질의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구역‧구토 ▲식욕부진 ▲피로감 ▲발‧다리 부종 ▲다리에 쥐 ▲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나중엔 몸속에 과도하게 쌓인 노폐물들이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실신‧경련‧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고, 몸속 수분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다 폐부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잔여 기능에 따라 총 5기로 구분할 수 있다. 90% 이상이면 1기, 60~90% 미만은 2기, 30~60% 미만은 3기, 15~30% 미만이면 4기에 해당한다. 마지막 5기는 콩팥 기능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5기에 이르게 되면 콩팥에 기능을 대신해줄 신 대체요법이 필수이다.
신 대체요법에는 신장이식, 복막투석, 혈액투석이 있다. 사실, 건강한 신장을 이식받는 신장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신장공여자를 찾는 것이 무척 어렵고, 이식 후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복막투석은 투석을 가정에서 스스로 할 수 있고 24시간 꾸준히 노폐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식사나 수분 섭취가 다소나마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항상 배 안에 2리터의 투석액이 주입돼 있어야 해서 배가 답답하고 탈장이 위험이 있고,하루 3~4회 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투석액을 갈아주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외부 균이 침입해 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신장내과 이지연 과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신 대체요법은 혈액투석으로 환자는 일주일에 2~3회 병원에 방문해 4시간씩 치료받아야 한다. 병원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없고, 정기적으로 의료진을 만나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하다”라며 “다만 투석일 사이에 노폐물이 쌓이는 문제가 있어 식단과 수분섭취가 제한된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여행 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신장학회가 2021년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년~2020년까지 13만 5017명의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20년간 사망률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환자의 사망률이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밝혔다. 혈액투석 환자의 사망률은 2005년 1000인년(대상의 관찰 기간이 상이할 때 사용하며 대개 1인 1년간의 관찰을 1인년 단위로 함) 당 116명, 2010년 87명, 2020년 19명으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연 과장은 “만성콩팥병은 더 이상 ‘죽을 병’이 아니다. 꾸준한 투석 치료와 식단관리 그리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