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폐쇄한 SVB 예금 전액 보증

"보험 한도 상관없이 보증"…위기 확산 막으려는 조치

금융입력 :2023/03/13 09:43    수정: 2023/03/13 10:27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 상태를 이유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 조치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예금주의 예금 전액을 보증한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이번 사태가 금융가 전반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금리정책이 은행업계 전반의 금리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비슷한 사례가 재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예금주들이 SVB에 맡긴 예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달러(제공=픽사베이)

SVB 폐쇄로 예금주는 예금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당 조치로 오는 13일부터 계좌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주주와 담보가 없는 일부 채권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SVB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천90억 달러(약 27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견은행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SVB의 폐쇄는 대형 대출 기관이 채권에 부여하는 가치와 시장에서 실제 가치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VB 등 주요 미국 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유지되던 시절 많은 국채와 채권을 사들였지만, 지금은 연준의 고강도 금리정책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이자율이 상승하는 시기에 금융사가 새로 발행한 채권은 투자자에게 더 높은 이자율을 지불한다. 때문에 이자율이 낮고 오래된 채권일 수록 투자 매력과 가치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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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C 마르틴 그루엔베르크 회장은 지난주 국제은행가협회에서 “현재 금리환경은 은행의 자금 조달 및 투자 전략의 수익성과 리스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현되지 않은 손실은 예상치 못한 유동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은행의 미래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발언했다.

한편 뉴욕주 금융당국은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을 폐쇄하고 자산몰수 절차에 돌입했다. 예치금은 885억9천만 달러(약 117조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