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클램셸(접이식), 디스플레이 회전형 노트북 대신 새로운 형태의 노트북을 개발하려는 주요 제조사들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해 9월 화면이 접히는 씽크패드 X1 폴드 2세대 공개에 이어 MWC23에서 화면이 위로 펼쳐지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씽크패드 노트북 시제품을 공개했다.
그러나 누적 판매 대수 1천만 대를 넘어서며 안착한 폴더블 스마트폰과 달리 폴더블PC는 여전히 틈새 시장에 머물고 있다. 레노버가 이번에 공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탑재 노트북 역시 내구성 등 문제로 상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 화면 세로로 밀어올려 15.3인치 화면 생성
PC월드, 씨넷닷컴 등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 해 10월 테크월드 행사에서 롤러블 스크린을 탑재한 씽크패드 노트북 컨셉을 공개한 이후 MWC23에서 실제 제품을 공개했다.
이 노트북에는 12.7인치, 2024×1604 화소 (4:3 비율) 화면이 달려 있고 16:10 비율 화면을 단 노트북과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본체 오른쪽 스위치를 밀면 화면이 자동으로 위로 올라가며 15.3인치 화면이 펼쳐진다.
완성된 화면은 2024×2368 화소로 모니터를 세로로 돌렸을 때처럼 세로 폭이 더 길어진다. 세로로 긴 문서를 한 화면에 펼쳐 놓고 편집할 경우 유용하다.
■ 롤러블 OLED 패널, 샤프가 공급...상용화 여부 미지수
해당 제품에 탑재된 OLED 패널은 일본 샤프가 만들었다. 샤프는 이미 지난 2019년 말 NHK와 공동으로 30인치 4K OLED 롤러블 패널을 개발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샤프가 폴더블PC 등 특수한 제품 위주로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이 제품이 실제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롤러블 화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구물이나 화면 수명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고 내구성이나 휴대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폴더블PC, 등장 직후 코로나19로 생산 등 타격
또 다른 형태의 PC인 폴더블PC는 2020년 CES를 통해 처음 등장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당시 레노버는 13.3인치 폴더블 PC인 '씽크패드 X1 폴드'를, 델은 시제품 형태 폴더블 PC인 '컨셉트 오리'를, 인텔은 17인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시제품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폴더블PC를 제품으로 판매한 회사는 레노버와 에이수스 두 곳 뿐이다.
레노버는 2020년 8월 씽크패드 X1 폴드 출시 이후 2022년 9월 2세대 제품을 공개했지만 아직까지 판매를 진행하지 못했다. 에이수스는 지난 해 CES 2022에서 '젠북 17 폴드 OLED'를 공개하고 9월부터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 폴더블PC, 여전히 틈새시장...듀얼스크린 '만지작'
폴더블PC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제품이다. 클램셸이나 360도 회전형, 태블릿 등 지금까지 나온 폼팩터에 만족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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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통적인 노트북과 데스크톱PC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또 여기에 공급망과 물류 문제가 겹치며 상대적으로 복잡한 구조가 필요한 폴더블PC 생산은 어려워졌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폴더블PC는 현재 여전히 틈새 시장에 있으며 판매량 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힘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PC 제조사도 폴더블PC 대비 비교적 제조가 쉬운 듀얼스크린 PC 등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