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4년전 커피값' 돌아간 스타벅스…"이벤트 더 오래 갔으면"

생활입력 :2023/02/22 19:29

온라인이슈팀

"오늘 24년전 가격으로 할인한다고 해서 일하다 잠깐 나왔어요."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 상권인 서울 광화문 인근 스타벅스 무교동점에서 커피를 구매하고 나온 A씨가 한 말이다. 그는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서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이벤트 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놀랐다"며 "이벤트 기간이 짧아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아메리카노 톨사이즈를 25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연다. 우리나라에 이대점(1호점)으로 처음 문을 연 1999년에 판매하던 가격으로 커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무교점엔 이벤트 시작 10분 전인 오후 1시 50분까지 카운터 앞에 아무도 줄을 서 있지 않았는데, 오후 2시부터 커피를 구매하기 위한 인파가 갑자기 몰려들었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스타벅스 무교동점에 늘어선 인파. (사진=뉴시스 주동일 기자)

이들은 오후 2시가 다가오자 2500원에 커피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한순간에 약 30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모였다.

행사 기간 스타벅스에선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영수증 당 최대 4잔까지 구매할 수 있다. 단 매장에서 파트너에게 직접 주문할 때만 참여할 수 있다.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 스루 존, 딜리버스(배달) 주문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블론드, 디카페인, 1/2디카페인 원두 모두 추가 금액 없이 선택 가능하다. 개인 다회용컵으로 주문하면 기존 400원 할인이나 에코별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500원짜리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이용할 경우엔 파트너들이 이벤트로 2500원에 커피를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해준다. 그래도 기프티콘을 사용하겠다고 할 경우엔 차액인 2000원을 활용해 다른 메뉴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할인 혜택을 모르고 온 소비자들 중 일부는 기프티콘을 활용해 쿠키 등을 주문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1호점인 이대R점에서는 리저브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2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영수증 당 최대 2잔까지 주문 가능하다.

파트너들은 인파가 몰려 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줄을 정돈했다. 직장인 B씨는 "요즘 많은 인파로 안전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보니 사람들이 많은 자리를 피하는데, 오늘은 직원 분들이 잘 안내를 해주셔서 그런 걱정은 딱히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을 기념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꼴로 스타벅스 리워드에 가입한 셈이다.

카운터 앞에 부착된 이벤트 안내판. (사진=뉴시스 주동일 기자)

스타벅스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1999년을 강조한 것이란 풀이도 나온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 역시 이번 행사와 관련해 "스타벅스가 첫 번째 매장에서 고객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초심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가 증정품 발암 물질 사태로 휘청이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지난해 10월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수장을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전 대표로 교체한 바 있다.

아메리카노 행사에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연말 다이어리 행사에서도 초심을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2003년부터 매년 겨울 일정 수의 음료를 구매하고 e-스티커 적립을 완성한 고객에게 플래너(다이어리)를 증정하는 '겨울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스타벅스는 매년 새로운 디자인의 다이어리를 선보이고 증정품을 제공하는 등 연말 플래너 행사에 공을 들여왔지만, 지난해 연말엔 증정품 없이 다이어리 3종만 준비하는 등 간소하게 진행했다.

당시에도 스타벅스 측은 "플래너 행사를 진행한 지 20주년이기도 한만큼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다른 증정품들은 올해에는 진행하지 않고 오직 플래너만 집중해서 소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이벤트에서도 초심을 담고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소비자 뿐 만 아니라 파트너들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쓴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스타벅스 리워드 1000만 회원 달성에 대한 사은 행사로 1999년도 1호점 오픈 당시의 스타벅스 초심을 담아 지난 24년간 스타벅스를 방문해 주시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의 혼잡 시간대 미운영, 사이렌오더 및 DT레인 제외, 최대 4잔 구매 제한 등 고객과 파트너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매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했다"며 "이번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