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울금’에서 간 보호 효과 최초 규명

항산화 작용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 발현 유도해 세포 보호 효과 높여

헬스케어입력 :2023/02/20 09:52    수정: 2023/02/20 09:52

‘밭에서 나는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울금은 이름 그대로 몸에 좋은 여러 성분이 함유된 한약재다. 카레의 원료로 알려진 강황의 덩이뿌리 부분만을 골라 건조한 ‘울금’은 간 보호 효능이 뛰어나 간 독성 억제 및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울금에 풍부한 커큐민 성분은 뛰어난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약 처방인 ‘생간환’의 주요성분으로 포함된다. 간 기능 개선 효과는 과거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지만 손상된 간 세포를 어떻게 보호하고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치료 기전의 명확한 설명이 어려웠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현성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울금이 ‘시르투인1’(Sirtuin1)과 ‘헴산화효소’(Heme oxygenase-1)의 항산화 효과를 촉진해 간 세포 보호와 간 독성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전을 최초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생간환의 주요 한약재인 울금에 대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결과 간세포 보호 기전을 입증했다(제공=자생한방병원)

산화 반응은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야기하는데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이를 억제한다. 시르투인1은 노화를 억제하는 장수 유전자로 알려져 있으며 헴산화효소는 간에 작용하는 주요 효소 중 하나다.

연구팀은 쥐에서 분리한 간 세포에 울금을 3가지 농도(100, 200, 400μg/mL)로 나눠 처리한 뒤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간 세포 손상을 유도했다. 이어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가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관찰되도록 형광 염색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처리 후 급격하게 발현이 감소했던 시르투인1이 울금의 농도에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으며, 헴산화효소의 발현도 울금 농도에 따라 증가했다. 연구진은 울금이 항산화 유전자 및 효소의 발현을 활발히 유도해 손상된 간 세포의 회복력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간 수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에서 연구팀은 실험 쥐를 울금 투여군과 울금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가장 대표적인 간 기능 검사 수치인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T)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의 변화를 비교했다. 울금 투여군의 경우 2가지 농도(20, 100mg/kg)의 울금 추출물을 일주일간 구강 투여했다.

AST와 ALT의 정상범위는 40U/L 이하로 간이 손상되면 수백 수천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대조군에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결과 AST가 1633까지 증가한 반면, 울금 투여군의 AST는 20, 100mg/kg 농도에서 각각 913, 603으로 울금의 농도가 높을수록 간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ALT 또한 대조군은 4758까지 급증했으나 울금 투여군은 2088, 1015로 2~4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고, 울금만 투여한 경우의 간수치는 정상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간 손상을 유발시킨 후 울금을 복용한 쥐의 간(세 번째)은 정상 간(첫 번째)에 가깝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제공=자생한방병원)

간 조직 상태 변화에 대한 실험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간 조직은 간 손상과 함께 전체적인 부피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와 달리 미리 울금을 복용한 쥐의 간 조직은 정상 간과 가깝게 간 손상이 억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현성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울금의 간 세포 보호 및 간 독성 억제 효과가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의 발현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나아가 한약에 대한 간 독성 오해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 IF=6.706)’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