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와 미토콘드리아, 세포 염증의 활동은 노화와 관련 있는 대표적 생명 현상이다. 이들이 암세포 발현을 막기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체의 양 끝에 있는 텔로미어는 염색체를 보호하고,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들이 서로 섞이지 않게 막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을 거듭하며 점점 짧아지며, 텔로미어가 지나치게 짧아지거나 없어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는다.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으면 세포도 노화하지 않고, 따라서 신체 노화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아 세포가 계속 분열하면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세포 내 에너지 생성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경우 에너지를 만드는데 쓰는 산소가 산소 라디칼로 변하면서 단백질이 산화 및 손상되는데, 이것이 노화의 원인으로 여겨진다.
미국 솔크연구소 연구진은 텔로미어가 매우 짧아지면 미토콘드리아와 염증 신호를 주고받고, 이는 다시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운 암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하고, 노화에 대응하는 방안을 찾는데 활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에 8일(현지시간) 실렸다.
텔로미어가 짧아진 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암 발병을 막는 중요한 작용이다. 연구진은 앞서 세포 내 쓰레기를 치우는 자가포식 작용을 통해 텔로미어가 줄어든 세포가 제거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사람 피부의 섬유아세포를 활용, 텔로미어가 매우 짧아지는 '세포 위기'가 발생할 때 세포 사멸이 촉발되는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미토콘드리아 표면의 ZBP1과 MAVS 단백질이 활성화되며 세포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작용을 할 대상을 찾는 센서 역할을 하는 ZBP1은 기능이 손상된 텔로미어에서 합성되는 특정한 RNA와 결합할 때 완전히 작용했다. 이렇게 결합한 물질은 미토콘드리아 외벽에 있으면서 선천 면역 기능의 핵심인 MAVS를 활성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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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랄드 샤델 솔크연구소 교수는 "텔로미어와 미토콘드리아, 염증은 노화의 대표적 특징이며, 지금까지 주로 따로 연구돼 왔다"라며 "이번 연구는 노화와 건강 증진 연구를 위해선 이같은 특징들 간 상호작용을 연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텔로미어와 미토콘드리아 간 분자 전달 경로를 대상으로 한 암 예방 및 치료법을 탐색할 계획이다.